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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재 칼럼] 고려인 이주정책이 국가적 과업인 이유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 승인 2019.07.30 15:25 |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얼마 전 재외동포법이 개정됐다. 이번 법 개정을 우선 국내 이주 고려인들이 제일 반기는 눈치다. 법이 바뀜에 따라 고려인 4~5세 자녀들까지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개정 이전에는 가슴 아픈 일도 많이 발생했다. 당장 국적 취득이 불가능한 자녀들을 현지에 두고 국내 이주한 고려인들은 자녀와의 생이별 때문에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자녀를 불러들여도 잠시 머물 뿐 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갈 수 없었다. 부모와 계속 함께 하려면 태생지 국가로 돌아가 다시 비자를 발급해 돌아오는 괴로운 절차를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너무 힘들어 불법 거주를 하다 강제 추방당하는 비극적인 사태도 빈번했다. 이산의 아픔이 대를 이어가는 형국이었다.

물론 아직도 미흡한 점은 많다. 국내 이주를 위해 입국 전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이 요구하는 기준치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한국어 3급 이상 자격획득 조건이 가장 전형적인 사례다. 그들의 거주 국가에서 사실상 한국어 배우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원이 있는 곳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뿐이다. 이 두 나라 밖이나 오지에서 사는 고려인들은 한국어 자격취득이라는 장벽 때문에 이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고려인 이주를 지원하는 단체들은 우선 입국 후 국내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향후 개정 법 시행세칙으로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고려인 국내 이주 문제는 국가 정책 차원에서 보다 전향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게 맞다. 현재 동북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들은 50여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이주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 해 약 2천여 명이 이주해오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국외 거주하는 대다수의 고려인들이 고국으로의 이주를 소원하고 있기도 하다.

지자체의 주민수 감소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가면 사라질 지자체도 많다는 위태로운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각급 지자체들은 지금 인구감소라는 가공할 적과 전쟁 중이나 다름이 없는 비상상황에 처했다.

출산지원, 육아지원, 귀농지원, 청년일터 지원, 산업유치 등 셀 수 없이 많은 정책들이 만들어져 시행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충분한 정책숙성 기간이 지나지 않은 탓인지 어느 지자체 가릴 것 없이 특별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필자는 이들 지자체들에게 고려인 국내 이주 문제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국외 거주 고려인들 중 10%만 이주해 와도 군 단위 지자체 한곳이 새로 생겨날 수 있는 규모다.

고려인 이주는 민족이 다른 다문화 노동력 유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비록 이산의 세월이야 장구했지만 역사·문화·정서의 공접 면이 여전히 넓은 민족 공동체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고려인 이주정책은 이제 단순한 동포 껴안기 차원을 넘어서는 국가 인구정책의 대계와도 맞닿아있는 과업이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들이 기꺼이 이주를 해올 제도 정비와 삶의 터전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

▶박호재(朴琥載) 편집위원 약력

본적 :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복천리 913

▶학력

전남대학교 대학원 졸업/ 도시계획 전공/ 공학석사

전남대학교 졸업/ 건축공학과

▶경력

前 (재)광주비엔날레 공공미술전 큐레이터

前 광남일보 편집국장

前 전남매일 편집국장

前 광주전남 뉴시스 취재국장

前 광주북구청 '문화의 집' 운영위원장

前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정책실장

前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

前 아시아경제신문 호남본부, 부사장 겸 편집인

現 프레시안 (Pressian) 취재국장

2015-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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