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이케아 효과는 저렴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의 이름에서 유래된 현대 마케팅 방식이다.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소비자가 직접 운반해서 제작해 제품에 대한 애착을 갖도록 만드는 새로운 방식으로 유명해 졌다. 2017년 세계 45개국에 39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가구를 비롯한 커튼·조명·그릇·욕실용품·문구류까지 생활용품을 거의 갖추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후 스웨덴의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사람이 전쟁 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신혼부부들이 가구를 구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에서 착안했다. 가구가 비싼 이유는 품질의 차이도 있겠지만 경쟁이 없어 소매업자들이 높은 마진을 부과하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캄프라드는 품질 좋은 가구를 싼값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첫째로 매장이 도시 외곽으로 빠지면 싼 땅값 때문에 대형 매장을 지을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한다. 둘째, 조립식으로 설계해 부피를 최소화해 운반비를 낮춘다. 셋째, 넓은 매장에서 조립된 가구를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하게 한 후, 창고에서 그 가구를 직접 결재하고 차에 실어 집으로 가져가므로 배송비용을 대폭 줄인다. 넷째로 고객이 스스로 가구를 조립하게 함으로써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진은 낮지만 매출이 많아경쟁업체들 보다 약 20~30%나 저렴하게 판매해도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경영마인드다.

이케아의 특징은 아무나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서 누구든지 거부감이 없도록 만든 것이다. 쉽게 조립하도록 만들기 위해 무게를 줄이고 재료비도 감소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손수 공들여 이룬 성취감을 맛보고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 다른 비싼 가구보다도 더욱 애착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손수 완성한 가구이므로 심리적 만족감이 각별한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노튼(Michel Norton)교수와 듀크 대학의 댄 에리얼리(Dan Ariely) 교수가 실험을 통해 이 효과를 설명했다. 노튼과 에리얼리 교수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종이접기를 시키고 완성한 작품을 경매에 붙이도록 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상당수의 참가자들이 높은 값을 지불하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자신이 낙찰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는 사람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든 것에 대해 특별한 애착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튼 교수는 “직접 노동을 하면 결과물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인지적 편향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가구를 직접 조립한 아빠의 입장에서 보면 가족에게 자존감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가 직접 조립한 세상에서 유일한 가구로 인식되어 모든 가족들이 특별한 애정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신감이 부족할수록 ‘이케아 효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케아 효과는 오늘날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해서 많이 응용하고 있다. 모든 것을 판매점에서 다 해주기보다는 최종 완성 전 단계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계기가 되었다. 셀프 주유소도 에케아 효과의 하나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셀프를 유도하는데, 시발은 이케아 효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페스트푸드(주문하면 즉시 나오는 음식) 시대에 슬로푸드(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만들고 먹는 음식)에 주목하듯이, 무조건 편리함보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제품 판매의 소구점(기업이 자사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호소하는 방법)으로 삼는 것이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