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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故事成語] 문전성시(門前成市) <177>[해석] 문 앞에 저자를 이루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 승인 2019.09.11 16:44 |
이경일 회사원

중국 춘추시대를 지나 전국시대에 접어들었을 때 키가 8척이나 되며 미모라 뛰어난 추기(鄒忌)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벼슬이나 생김새가 제(齊)나라에서 제법 미남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성복의 서군평 만은 못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성북의 서공(徐公)역시 아녀자들로부터 제나라 안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미남자였다. 추기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서공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먼저 아내에게 “임자가가 보기에 서공과 나와 비교할 때 누가 더 잘생겼다고 보는가?” 아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야 물론 당신이 훨씬 미남이지요.” 다음에는 서공을 아는 첩을 한사람 불러다가 묻기를 “자네가 보기에 서공과 나를 비교한다면 누가 더 미남이라고 생각하는가?” 첩 역시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어머나! 서방님을 어떻게 그분과 비교하세요. 서방님이 몇 배나 더 잘생겼지요.”

다음날은 잘 아는 친구가 부탁할일이 있어서 추기를 찾아왔다. 추기는 그 친구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이 사람아, 서공도 잘생기기는 했지만 어찌 감히 자네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어림도 없이 자네가 훨씬 미남이지.”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서공이 볼일이 있어서 추기의 집을 직접 찾은 일이 있었다. 추기는 매우 반기는 척 하면서 이리저리 서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객관적인 판단으로 아무리 살펴보아도 서공이 더 미남으로 판단되었다. 역시 자기가 서공만 못하다고 본 것이다.

서공이 일을 마치고 돌아간 후 추기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서공만 못한 것이 사실이건만 어찌 내가 묻는 사람마다 서공보다 내가 더 낫다고 할까? 그 이유는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달랐다. 아내는 남편이라서 사랑이 앞서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했고, 첩은 두려워서 그렇게 대답했으며, 집에 찾아온 친구는 나에게 얻을 것이 있어서 그렇게 대답 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추기는 생각해보니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이렇게 아부 성 발언을 하니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에게는 어떨까. 이튿날 제나라 위왕을 찾아가 자기 경험을 그대로 말하고 칭찬보다는 간(諫)하는 말을 신중히 대처하여 잘 받아들이라고 충고했다. 왕 역시 이 말을 감명 깊게 받아들여 다음과 같은 포고령을 내렸다. “누구든지 정당한일로 직간(直諫)하면 상등상을, 상소문을 올려 간하면 중등상을, 거리에서 과인을 비판하면 하등상을 내리겠노라.”

이 포고문이 내려지자 왕에게 직간하려고 몰려오는 사람들로 문전이 저자거리처럼 많았고(門前成市), 쏟아지는 상소문으로 인하여 담당 관원들은 밤낮없이 시달려야 했으며, 거리마다 왕의 허물을 지적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매우 시끄러웠다. 제위왕은 하나하나를 마음에 새기며 정치에 반영해 나갔다. 그리하여 일 년 후에는 왕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이 없어져 위왕은 모든 백성들로부터 추앙받는 왕이 되었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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