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지난 8월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치매 극복의날’이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인구중 치매(알츠하이머)환자가 70만 명에 달한다. 극복의 날 지정에 이어 2017년에는 ‘치매국가 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전국 265개소에서 치매환자를 위한 상담과 환자가족 교실, 치매예방 조기검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치매자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다루려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그런데 시·군·구 보건소에 설치된 치매안심 센터의 운영실태를 살펴보면 정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령화율(65세이상 인구비율)이 높은 농촌지역에서 관리인력 부족으로 ‘반쪽’운영에 그치고 있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자유한국당 김승희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치매안심센터 인력충족 비율은 서울(78.16%)과 부산(78.18%)등 대도시는 그래도 사정이 낫다. 농촌지역인 강원(50.83%), 충북(54.42%), 전남(60.92%) 등은 50~6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통계청에 의하면 2018년 기준 고령화 율은 도시지역(동단위)은 13.1%인데 반해 농촌지역(면단위)은 29.5%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치매발생은 고령일수록 늘어나는 만큼 치매안심센터 필요성도 농촌지역이 더 절실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농촌지역 치매 안심센터는 우선 인력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있어 그 구체적 대책마련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농촌지역 치매안심센터의 인력충족비율이 낮은 주요 원인은 열악한 근무여건이다. 아울러 치매안심센터 인건비 충당은 초기에는 중앙정부가 80%(지자체20%)를 부담하지만 2~3년차가 되면 50% 수준으로 낮아지는 구조이다. 이는 농촌지역 치매안심 센터의 인력충원이나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농촌 치매안심센터 인력 중 겸임비율은 22.3%로 대도시(11%)의 두 배나 되고 공무원 비율은 38.8%로 도시 (50.9%)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한편 치매국가 책임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걸었던 공약이기도 하다. 치매안심센터가 치매국가 책임제에서 나온 정책인 만큼 중앙정부가 인건비등 운영비를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면 농촌지역 치매 안심센터라도 우선적으로 운영비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

치매 안심센터가 치매국가 책임제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현실적이고 책임있는 지원을 기대하는 바다.

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