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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故事成語] 일훈일유(一薰一蕕) <180>[해석] 향기 나는 풀과 누린내 나는 풀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 승인 2019.10.09 10:47 |
이경일 회사원

향기로운 풀과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풀을 함께 놔두면 향기는 사라지고 악취만 진동한다. 세상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선(善)은 금방 보이지 않고 악(惡)한 것만 남아서 전해지는 것을 비유해서 한 말이다. 중국 춘추시대 말기 당시 최강국이던 진(晉)나라의 헌공(獻公)에게는 6명의 부인이 있었다. 그 중 여희(麗姬)를 정실부인으로 삼으려고 거북점을 쳤는데 점괘가 불길하게 나왔다.

헌공은 어떻게든 정당화 시키려고 다시 시초점(蓍草占:뻣뻣한 풀을 이용하여 치는 점)을 치기에 이른다. 시초점 에서는 다행히 길(吉)하다는 점괘를 얻게 되었다. 헌공은 시초점을 따르겠다고 선언하자 거북점을 치는 점쟁이가 말했다. “시초점은 영험하지 못하고 거북점이 훨씬 영험합니다. 왕께서는 거북점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사료됩니다. 거북점의 점괘에 ‘총애를 과분하게 하면 변란이 일어나 왕의 검은 암양을 빼앗는다. 향초와 누린내 풀을 같이 두면 10년을 둬도 악취만 난다’ 고 나와 있습니다. 절대로 시초점을 따르면 안 됩니다.”

그 말이 귀에 들어 올 리가 없었다. 애초에 거북점을 따르려고 했으면 시초점을 치지 않았을 것이다. 곧바로 시초점에 따라 여희를 정실부인으로 세웠다. 그 뒤 여희는 아들 해제(奚齊)를 낳았고, 함께 시집왔던 여동생은 탁자(卓子)를 낳았다. 여희는 자기아들 해제를 태자로 세우기 위해 온갖 음해와 모함을 일삼았다. 모애자귀(母愛子貴)라고 했다. 즉, 부인이 사랑스러우면 그에게서 얻은 자식도 사랑스럽기 마련이다.

당시 헌공에게는 아버지 희공(僖公)의 첩(妾)으로 들어와 자식을 낳지 못하고 있던 제강(齊姜)이란 첩을 취하여 세 아들을 얻었다. 사실상 작은 어머니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이런 일이 크게 죄가 되지 않았다. 첫째 신생(申生)은 똑똑하고 효성스러웠다. 그 외에 두 아들 중이(重耳:후에 진문공이 되어 두 번째 패자가됨)와 이오(夷吾)가 있었다. 여희는 첫째부인에게서 얻은 신생을 모함해서 결국은 자살하게 만든다.

신생의 동생 중이는 상황이 잘못되어가는 것을 보고 무려 19년을 외국으로 도피하며 살았다. 시간이 흘러 헌공이 죽자 태자로 있던 해제는 임금 자리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벼르고 있던 대신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여희 역시도 헌공이 죽었으므로 기댈 곳이 없어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 거북점의 점괘대로 진나라는 혼란의 계속 이었다.

이 고사에서 유래하여 ‘일훈일유’는 ‘향기 나는 풀과 악취 나는 풀을 한곳에 두면 향기는 온데간데없고 악취만 남는다’는 말처럼 선은 소멸되기 쉽고 악은 제거하기 어렵고, 선한일은 쉽게 잊혀 지는가 하면 악한일은 오래도록 전하여 진다. 선은 항상 악에 가려지기 마련이다. 선한 세력은 악한세력에 미치지 못함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선각자들은 선과 악을 동시에 실행하면 선은 잘 보이지 않고 악한 것만 잘 드러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악의 근처에 가면 선은 잘 보이지 않으므로 악의 근처에도 가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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