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티핑 포인트는 현재까지는 미세한 변화만 있다가 어느 시점에서 급속도로 변하는 현상은 말한다. 예를 들어 큰 종이 한 장을 접는다고 해보자 한번 접고 두 번 접었을 때는 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30번을 접었을 때는 거리가 얼마나 되겠는가. 신문지 두께의 종이를 50회만 접으면 태양에 도달한다고 한다. (물론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그러나 태양까지 1억 5천만 Km인데 51회를 접으면 3억 Km가 되고 52회를 접으면 6억 Km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로 늘어나는 것을 수학에서 등비수열(等比數列)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게 미세하게 변화 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현저하게 변화하는 시점을 ‘티핑 포인트’라고 한다. 본래 티핑 포인트를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토머스 셀링(Thomas Schelling 1921~2016)이 분리의 모델이란 논문에서 제시한 티핑 이론에 나오는 개념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균형을 깨뜨리는 것’인데 즉 균형을 깨뜨려 갑자기 뒤집히는 점에서 엄청난 변화도 아주 미세하고 작은 일들에서 시작하여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1970년대 미국 동북부 도시의 백인들이 어떤 이유인가로 줄을 이어서 교외로 이주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예의주시하던 학자들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 지역으로 전입해 들어오는 흑인의 숫자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으면 백인들이 그곳을 한순간에 떠나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어느 한계점에 도달하면 약속이나 한 듯 떠나버리는 현상이기 때문에 ‘전환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주 작은 일로 시작한 변화가 어느 순간에 이르자 폭발적으로 격변을 일으키는 ‘임계점’을 말한다. 티핑 포인트는 현대사회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말콤 글레드웰(Malcolm Gladwell 1963~)이 전형적인 사례로 제시한 것 중의 하나가 허시파피(Hush Puppies0다. 미국 미시간 주 록퍼드에 본부를 둔 허시파피는 가죽신발 브랜드 이름이다. 1958년 탄생한 허시파피는 개를 로고로 쓰고 있었다. 어느 날 세일즈 매니저 뮤어는 미국 동남부 지역으로 세일즈 여행을 떠나 그 지역의 세일즈맨과 어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같이 할 수 있었다. 나온 메뉴 중에 당밀을 묻혀 튀긴 옥수수 요리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희한했다.

허시파피(hush puppies : 쉿 조용히 해 강아지야) 이 행동은 지역 농부들이 짖는 개에게 던져주면서 개가 그것을 먹느라 조용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게 해서 허시파피는 판매가 꾸준히 잘되다가 1994년 매출이 년 3만 켤레로 뚝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런데 곧 이어서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1995년 매출이 상승가도를 타더니 43만 켤레로 성장했고 1년 뒤 170만 켤레가 팔리는 대 이변이 발생했다.

왜 이렇게 폭발적인 판매가 되었던 것일까? 이른바 ‘입소문’의 힘이었다. 1994년 개봉한 영화 <포레스트 컴프>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허시파피를 신었다는 사실, 1995년 가을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이 패션쇼에서 허시파피를 부각 시켰다는 사실 등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증폭되었던 것이다. ‘티핑 포인트’는 베스트셀러나 어떤 사회적 신드롬의 전염성을 부각 시키는 데에도 유효한 개념이다. 전염은 소수에 의해서도 이루어진다. 대부분 전염은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 사회적 상황에서 80%는 참여자이고 대부분 20%에 의해 수행된다고 보는 것이다. 전염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극소수의 사람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래드웰은 자신의 책을 다음과 같은 말로 끝맺고 있다. “당신의 주변을 돌아보라. 움직일 수 없는 무자비한 곳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적소를 찾아 조금만 힘을 싫어주면 일순간에 바뀔 수 있다.” 미국의 마케팅전문가 사이먼 사이넥은 어떤 제품이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지는 ‘티핑 포인트’의 지점에 손쉽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 15~18%를 확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중은 다른 사람이 먼저 제품을 이용하는 것을 본 다음에야 비로소 제품을 사며 남의 추천이 없이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써 보는 사람)를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직관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폰을 사기위해 6시간을 줄을 서기도 한다. 그래서 얼리 어답터 들의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그러면 15%이상 고객을 확보하여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에게 티핑 포인트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절로 찾아오지는 앉는다. 지금 이일이 나의 일생일대에 ‘승부수’라고 여기고 죽을 각오로 덤벼든다면 우리에게 ‘티핑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선각자들은 말한다. 또한 그런 믿음이 우리에게 있을 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고 본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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