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았던 80년 5월이 다시 어른거립니다. 홍콩의 격렬한 시위에서 그해 5월의 광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보입니다. 그만큼의 치열함이 보입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듯 홍콩 시민들도 중국의 통치 방식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목숨을 건 투쟁을 이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1인당 소득이 세계 최고인 땅에서 피비린내 나는 항거가 그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봅니다.

홍콩은, 홍콩 시민들은 자유 시민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이 중국 방식의 통치를 하겠다고 달려든 것입니다. 중국식 통치를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유민주주의를 구가하는 홍콩과 세계 최고 수준의 통제체제를 유지하는 중국의 충돌입니다. 어쩌면 예견돼있는 수순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 발전도 눈부시고 땅도, 인구도 세계에서 가장 넓고 많은 중국이 갑자기 홍콩을 중국식으로 통치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뭘까요. 폭발적으로 경제적 성장을 계속해온 중국이 작은 섬 하나를 손아귀에 넣겠다고 세계적 비난을 무릅쓰는 속내가 있을 것입니다. 주춤거리는 본토 경제 성장률의 돌파구를 홍콩에서 찾으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 맛을 안 중국이 금융과 무역, 관광의 ‘허브’인 홍콩을 손아귀에 넣음으로써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이 듭니다.

홍콩은 지금 자신들을 80년 5월의 광주에 다름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우리말로 부르는 것을 보면 틀림없습니다. 시위 양상이나 진압 양상 모두 ‘광주’와 같습니다. 그래서 홍콩을 보는 우리의 가슴이 아픕니다.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경찰이 서슴없이 총을 쏘고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습니다. 중국 병사들이 시위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그러나 홍콩은 쉽게 중국에 굴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엊그제 치른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 진영이 86%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습니다. 친중파가 득세하던 판이 민주 진영으로 바뀐 것입니다. 홍콩 자치의 주도 세력이 친중파에서 민주세력으로 바뀐 것입니다. 무자비한 진압에 나선 케리 람 행정장관의 약화로 이어지고 진압의 강도도 약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바다 건너에서 시위진압훈련을 하고 있는 중국군이 걱정되는 합니다.

바둑에서 한수 삐끗하면 승부가 뒤바뀝니다. 홍콩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장기 시진핑의 정치생명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홍콩을 광주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려되는 것은 전남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가에 중국 유학생들이 홍콩을 지지하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조용히 응원합니다. 홍콩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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