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의 세상읽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입법테러인 이유

고광용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자유한국당이 본회의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해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국회 내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및 정의당을 포함한 4+1당간 강한 갈등과 대치정국이 벌어지고 있다. 필리버스터란, 주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번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다음의 3가지 이유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첫째, 한국당은 110석의 거대정당이자 제1야당으로 소수파가 절대 아니다. 국회 내 유력한 원내교섭단체로 의사진행 및 협상 등 교섭권이 대단히 강해 얼마든지 협상 테이블에서 본인의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소수파가 다수파 및 거대정당의 법안 통과에 맞서 별달리 무언가를 할 수 없을 때 하는 것이 필리버스터이지, 다수파 중 하나가 본인들이 원하지 않는 법안 저지를 위해 행사하는 (협박)수단이 아니다.

둘째, 필리버스터는 통상 반대하는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를 밝히고 폭로하는 등 여론전 및 합법적으로 의사진행 방해를 하는 것이지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하겠다는 법안들 중에서는 한국당 의원들 스스로가 발의하고 상임위에서 법사위까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지금은 5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것도 4시간씩 릴레이로 110석 의원이 하면, 440시간*5=2200시간(???)이 나온다. 이는 약 92일의 시간이 나온다. 2019년도는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29일도 남지 않았다. 근데 처음엔 199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하겠다고 했었다. 이건 단순계산해보면 몇 십만 시간까지 국회를 필리버스터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해를 넘기고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이나 더 하겠다는 것이다. 이건 안건에 대한 의사진행 방해가 아니라 국회 전체에 대한 의사진행 방해, 즉, 사실상 입법테러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확한 판단이다.

게다가 한국당은 선거제 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철회를 해야 민식이법 등 유치원3법을 포함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해주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민식이 부모님을 포함해 유치원 3법에 억울하게 희생된 본인의 아이들 이름을 붙인 부모님들이 국회에서 울고 있다. 어린이안전 법안,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고 선거제개혁·검찰개혁 무산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내 110석을 가진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 이러한 무지막지하고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입법테러·국회파괴, 민생파괴를 자행하고 있는 현실이 도저히 믿을 수 가 없다.

◇고광용(高光龍)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약력

생년월일 : 1984. 3. 5

◇학력

고창 매산초등학교 졸업

고창 대성중학교 졸업

전주 완산고등학교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사 및 행정학 석사

고려대학교 행정학 박사수료

◇경력

現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

現 한국행정학회 학술정보위원

前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