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영광중앙초등학교 교감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며 사람들의 옷차림도 밝고 알록달록한 색에서 두텁고 어두운 색으로 바뀌고 있다. 하루하루 기온이 낮아지며 자꾸 주머니에 손을 넣게 되고 몸을 움츠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며 옷차림뿐만 아니라 길을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약간의 변화를 볼 수 있다. 따뜻한 봄가을이나 여름에는 주로 손에 휴대폰을 보며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반면에 날씨가 추워지며 몸을 웅크리고 길을 건너는 사람이 많다. 이와 같이 휴대폰을 보거나 앞 뒤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길을 건너다가는 자칫 교통사고의 위험에 처하기 쉽다. 특히 차량통행량이 많은 아침 출근 시간대 신호등이 많지 않은 곳에서 길을 건널 때에는 좌우에 차가 오는 것을 잘 살펴보고 눈치껏 건너야 한다.

어린 학생들의 경우에는 어른들 보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배가 된다. 충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특성 때문에 도로에 나서면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들이다. 학교 앞에는 이러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스쿨존이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70%는 도로 횡단 중에 일어난다고 하며 이 중에는 도로를 갑자기 뛰어들어 일어나는 사고가 90% 차지한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학교교육과정에 교통안전교육을 2개월 1회 이상, 연10시간 이상 필수로 반영하여 지도하고 있다. 또한 매일 하교 시 마다 “사람조심, 차조심”을 지도하고 있으며 녹색어머니와 함께하는 아침 교통봉사활동을 연중 운영하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에는 영광읍 횡단보도에서 아침 등굣길에 한 어린이가 자동차에 치어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학생도 주의를 했어야 하지만 횡단보도나 스쿨존에서 조금 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러한 사고는 없었을 것이다.

며칠 전 아침 학교 앞에서 등굣길 교통안전 봉사를 하며 느낀 점이 있다. 길을 건너는 사람도 주의를 해야 하지만 아침 출근길 급한 마음에 차를 빠르게 운전하며 먼저 지나가려는 운전자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신호등이 있는 큰 도로라면 괜찮지만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나 골목길에서는 길을 건너는 사람을 우선 배려하고 조금 늦더라도 안전하고 천천히 운전을 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한다. 특히 어린이가 많은 스쿨존에서는 무조건 30Km이내 지정속도를 지키고 가능하면 학교 앞 골목길이나 학교 안까지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삼가 주었으면 한다. 다행히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신호등 및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위무화하는 ‘민식이법’이 11월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문을 통과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주차장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희준이법’ 등 다른 법안들도 줄줄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법안들이 꼭 국회에서 기한 내 처리 되어 아이를 잃은 슬픔에 눈물 흘리는 부모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처럼 소중하다고 여기면 어린이 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 교통사고위험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김성윤 영광중앙초등학교 교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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