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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남의 인재육성 칼럼] 나에게 맞는 길, 스스로 찾을 용기 있나?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 (언론인) | 승인 2020.01.07 19:19 |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

서울 사는 친지 한분은 고향인 광주에 들렀다 귀경할 때는 꼭 기차를 이용한다. 술자리 모임에 참석한 후 버스를 탔다가 고생을 겪은 후부터다. 출발한지 1시간도 못되어 생리현상이 급해진 것. 중간휴게소까지는 1시간 더 기다려야한다. 용기를 내어 ‘중간에 한번 멈춰 달라’고 기사에게 사정하려다 참고 또 참았다. 너무 참아서 막상 휴게소에 내렸을 때는 걷기조차 힘들었다. 그 때 고생한 일은 술자리에서 두고두고 얘깃거리다.

남 얘기가 언젠가 내 얘기가 된다. 얼마 전 유성에서 송년모임이 있어 참석한 후 바로 차편이 닿아 광주행 고속버스를 탔다. 광주까지 2시간 걸린다. 그런데 40여분 달리자 소변이 급해졌다. 송년회 술자리가 화근이었다. “중간에 한 번 안 쉽니까?” 기사님께 물어보았다. “아니요.” 답이 간단하다. 10여분 더 견디다 결국 ‘용기’를 냈다. “한 번 쉬어갑시다.” 달리는 고속버스를 나 혼자를 위해 멈추게 한 일은 처음이었다.

‘용기’란 ‘남을 위할 때만 내야하는 기운’이라고 믿던 때도 있었다. 서울 친지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참고 또 참으며 용기를 못 냈다. 혜민스님은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에서 ‘나 자신을 위한 용기’를 말한다. 이규경 시인의 <용기>라는 시를 소개하며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라고 말한다. 올해도 고시에 또 떨어졌다고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소개한다.

“‘나는 못해요’라고 말해도 됩니다. 나에게 맞는 길을 남에게 묻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천천히 잘 찾다보면 고시에 붙은 것 보다 결국엔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길게 보면 낙방한 것이 훨씬 더 잘된 일이 될 수 있으니 처음엔 좀 답답하고 막막하더라도 용기 내어 나의 길을 찾아보세요.”

<90년생이 온다>에서 저자 1982년생 임홍택은 우리나라를 ‘취준생(취업준비생) 10명중 4명이 공시족인 나라’라고 표현한다. “20대 한국청년들(1990년대 생)은 9급 공무원 되길 원하는, ‘9급 공무원 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라며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 100명이 시험을 치르면 약 2명만 합격(2016년 최종합격률 1,8%)하고 나머지 98명은 대부분 또 이듬해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고 말한다.

몇 년째 시험에 매달려 사는 취준생, 공시생은 혜민스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혜민스님은 하버드를 나와 미국 대학교수 생활을 하다 용기를 내어 한국스님이 되었다. ‘나는 못해요’라고 남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용기다. 모두 부러워 몰려가는 환한 길을 버리고, 보이지 않는 내 길을 찾아 나서는 용기다. 달리는 고속버스를 멈추게 한 용기는 10분 고통 끝에 나왔지만 새 인생길을 찾는 용기는 몇 년 고통 끝에 나올지 모른다.

20대 한국 청년들은 21세기 이 나라를 이끌어갈 중심세력, 21세기의 주인이다. 주인이 걸어가야 할 인생길은 하루 이틀 머무르다 떠날 손님이 가는 길과 다르다. 손님이 정해줄 수도 없다. “저 길에 한 아이 노래 부르며 가네 / 별빛 같은 그 노래 멀리서 가물거리네 / 동그만 어깨위에 어스름 내리는데 / 세상에 없는 노래 부르며 멀리 가네 / 세상에 없는 노래 부르며 멀리 가네” 국악인 한승석이 노래하는 <없는 노래>가 떠오른다.

한승석은 29살 때 뒤늦게 판소리를 시작했다. 그는 ‘서울법대를 나왔으면서 어떤 계기로 국악인이 되었느냐?’는 질문을 100번 이상 받았다고 한다. 그는 ‘사주팔자’라는 한마디로 정리한다. 대학 때 우연히 들어간 사물놀이 패 동아리, 진도출신, 가족 DNA 등등이 작용한 ‘팔자소관’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내달린 용기’가 가장 큰 밑바탕이 되었으리라 누구나 짐작할만하다. 2020년이 밝았다. 올해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언론인 김종남은...

광주서석초등학교, 광주서중학교,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1967년 ROTC 장교로 임관, 강원도 양구에서 2년 반 병역을 마치고 1971년 전남일보(광주일보 전신)에 입사, 30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 1982년 미국미주리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언론학을 연수했다. 1997년 광주대학교 언론대학원을 졸업하고 16년간 광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로 언론과 지역사회, 언론사상사, 언론문장론을 강의했다. 2001년 광주일보를 나와 4년 동안 광주비엔날레 사무총장을 지낸 후 (사)무등사랑 청년취업아카데미와 인생나눔교실 등에서 글쓰기 특강과 멘토링을 하고 있다.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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