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담양·장성·함평 국회의원 선거구를 무안·함평·영광·장성으로 바꾸는 선거구개편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 했다. 이같은 안이 확정될 경우 두 지역구의 민심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담양·장성·영광·함평 지역구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당 바람에도 유일하게 당선된 이개호 의원의 지역구다. 무안·신안·영암 지역구도 국민의 당 박준영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하차, 서삼석 의원이 보궐선거에서 당선 됐다.

공교롭게도 전남 선거구 가운데 현역 의원의 선거구만 공중분해 시키는 안이 나왔다. 물론, 여야 합의 과정이 남았다지만 지금까지 합의하지 못한데 따른 안이 제출된 것이기 때문에 이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획정위 안대로 개편된다면 이개호 의원과 서삼석 의원은 물론 지역민들도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공천자로 확정된 두 의원은 물론 지역민들도 크게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개호 의원의 경우 4개 군 가운데 3개 군을 떼어 내는 결과다. 21대 의원으로 가는 길이 험난할 수밖에 없다. 서삼석 의원도 새로 3개 군의 텃밭을 갈아야 한다. 가장 탄탄한 기반을 다진 두 의원의 지지기반이 뿌리 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미 공천이 확정됐음에도 다시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두 의원 보다 지역민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클 것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는 반발도 예상 된다.

해당 지역민들은 이같은 안이 제출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획정위는 물론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단지 지리적으로 연결됐다는 사실만으로 선거구를 두부 자르듯 하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두 의원의 정치력과 중량감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개호 의원의 경우 3선 중진으로 가는 길이다. 가뜩이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없는 지역에서 이 의원을 흔드는 것은 민주당이 호남을 가볍게 보는 것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지역민의 민주당에 대한지지 철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도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이같은 안을 받아들인다면 현재와 같은 절대적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바다. 커가는 유능한 전남의 두 정치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야당에게는 박수를, 지역민들에게는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다. 지역의 두 현역 모두들 흔드는 것 자체가 비정치적임을 각성해야 할 것이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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