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외부 출입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날씨가 풀리면서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넘쳐나고 있다. 여행의 계절을 맞아 영광군 9경(景)과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재를 소개 한다. <편집자 주>

다들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현실을 푸념해봤자 내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有限)하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언제든 움직일 수 있으니 나는 오늘도 바다로 발길을 옮긴다. 그렇게 기자는 멀리는 못가고 영광에서 나름 가까운 ‘가마미해수욕장’으로 바다여행을 떠났다.

불볕더위에 시원한 물줄기만 보아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다를 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더운 날씨에 바다를 보기위해 라디오를 켜놓고 조용히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라디오에서는 잊혀진 계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나뭇잎들은 바람에 흘러갔고, 나무들은 어느새 새파랗게 물이 들어 새 생명의 생동감을 피워 올린다. 장관이다.

봄을 만끽하며 영광읍에서 서쪽으로 24km를 달리다 보면 백사장 길이 1km, 너비 200m, 수심 1~2m의 고운 백사장이 반달모양으로 둥그렇게 자리 잡고 있는 호남의 3대 해수욕장인 ‘가마미(駕馬尾)해수욕장’에 닿는다.

가마미해수욕장이라는 명칭은 해수욕장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 금정산의 산세가 마치 멍에를 멘 말의 꼬리처럼 생겼다 하여 ‘가마미(駕馬尾)’로 칭하게 됐다고 한다. 가마미해수욕장은 천연기념물 제361호인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가 서식하며, 해수욕장 옆에 있는 2개의 큰 방파제와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수온이 높아 해수욕에 적합하며 모래입자가 고와 모래찜질에도 안성맞춤이다. 근처에는 바다낚시터로 알려진 돔배섬이 있고, 남서쪽 앞바다에 크기와 모양이 거의 같은 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칠산도’가 위치하고 있다.

안마도 정기여객선이 운항하는 계마항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칠산바다에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가마미해수욕장 해변은 2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해안을 감싸듯 길게 펼쳐져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이다.

가마미해수욕장에는 ‘아쿠아월드’가 있어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미끄럼틀·수영장·쉼터가 참 좋다. 이용 요금은 △일반 : 대인 8,000원(소인 6,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경로 : 대인 4,000원, 소인 3,000원 △단쳬(20인 이상) : 대인 7,000원, 소인 5,000원 △영광군민 : 대인 4,000원, 소인 3,000원이다.

또한 해변에 야영장(오토캠핑장)이 조성되어 있어서 사계절 바다 체험과 체류형 숙박이 가능해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는 캠핑도 즐길 수 있다. 가마미해수욕장 시설 이용 요금은 방갈로(정자) 40,000원, 몽골텐트 25,000원, 야영텐트 (데크) : 25,000원, (전기) : 5,000원, 샤워장 :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이다.

가마미해수욕장 들머리에 계마항(桂馬港)이 있다. 시원하게 펼처진 서해의 품에 안겨 있는 조용한 항구다. 해수욕장 가는 길가 작은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계마항과 서해가 연출하는 경관은 장관이다. 사람들은 이름 없는 이 언덕을 ‘바람의 언덕’이라고도 한다. 핫한 ‘포토존(Photo Zone)’으로 추천한다.

이곳에 서있으면 파란하늘과 파란바다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 바람을 맞으며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되어 살아있음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계마항은 조선 인조 때 보명대사가 말이 해변을 향해 달리는 형국이라 해서 ‘마래’라 불렀다. 이후 계마라는 지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1971년에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어 1982년 기본시설이 완공되고 1988년 정비계획을 수립해 1998년 완공됐다. 계마항은 연평도, 흑산도와 함께 서해안 3대 어장이자 전남 서부권의 주요 어장인 칠산어장을 지원하는 항이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그리고 고깃배들이 어울려 포근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절로 드는 어항이다. 방파제를 따라가다 보면 고양이섬, 호랑이섬, 백수해안도로를 끼고 길게 이어진 산자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방파제는 숭어·짱둥어·문절망둑 등이 많이 잡히는 낚시 포인트다. 계마항 입구 회 타운에서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도 있다.

계마항은 가마미해수욕장과 법성포 그리고 백수해안도로와 연결하여 함께 여행하면 좋다.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사는 것이 남의 눈치를 보며 돈을 조금 더 버는 것보다 나은 삶이다. 내 자유를 돈받고 팔지 말자!”는 혜민 스님의 권고가 아니라도 이 동네 한 바퀴 돌아보시길 권한다.

위치 : 전라남도 영광군 홍농읍 가마미로 341-6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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