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먼저 일본이 열강의 간섭을 피해 될 수 있는 한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고 했다. 일본 육군은 속전속결을 목표로 9월 15일 평양으로 진격해 청군과 대동강 유역 평양성 서남쪽 지역 등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양국 군대의 병력은 비슷했지만 청군 지휘관 섭지초는 백기를 들고 국경 밖으로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 전투로 일본은 조선 전역을 장악하게 된다. 비슷한 시각 일본 해군은 서해에서 청의 북양함대와 접전은 벌였다.

이 전투에서도 화력이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일본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일본은 자신감을 갖고 청나라 본토 공격에 나선다. 압록강을 건너 진저우, 다롄, 뤼순을 거쳐 랴오둥 반도 주요 도시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 발해만을 장악하자 전세가 일본으로 기울기 시작 했다. 이어서 산둥반도에서도 정여창이 이끄는 청군과 일본군은 치열한 전투를 전개했으나 청의 전선은 천천히 붕괴되기 시작하고 승리는 일본 쪽으로 기운다.

당시 청나라 내정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홍장 중심의 주화파와 서태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판국이었다. 전세가 불리하고 정책 또한 일관성이 없던 청나라는 일본에 화의를 청하게 된다. 사실상 패배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시모노세키에서 회담 하게 된다. 1895년 3월 30일 부터 시모노세키에서 이홍장과 이토 히로부미 사이에 정전회담이 벌어진다.

일본은 4개항을 제시했다. 첫째 다구, 텐진, 산해관의 성지와 보루는 모두 일본군이 점령하고 청군의 군수품 일체는 일본군이 관리한다. 둘째, 텐진 산해관간의 철도는 일본이 관리한다. 셋째, 정전기간 내의 군비는 청국에서 부담한다. 넷째 정전 일시 및 양군의 경계선등 세부사항은 청이 전기 3항을 동의 했을 때 다시 논의한다. 사실상 항복 문서나 다름이 없는 정전 협의서다. 얼핏 살펴봐도 막대한 재정부담은 물론이고 청의 수도 바로 앞에 진지를 구축하겠다는 심산은 청을 무시하는 협약이었다.

이홍장은 얼굴이 흙빛이 되어 ‘가혹’ ‘가혹’을 연발하였다. 회담은 몇 차례 더 진행되었다. 회담장을 나서는 이홍장을 일본인 고야마 도요타가 저격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다행히 죽지는 않고 중상만 입혔다. 이에 일본은 이홍장에게 사죄하는 뜻을 내보이며 정전 쪽으로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다. 저격으로 몸이 불편한 이홍장은 참의 이경방을 대리로 내세워 회담을 이어갔고 6개조항의 휴전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후 휴전 기간 동안 강화 협상은 계속 진행되었고 4월 17일 전문 11개 조항의 강화조약, 각 3조항의 의정서 및 별도의 조약 2조항을 추가하여 휴전 협정을 체결 하였다. 이 협정이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시모노세키 조약’이다. 이 조약으로 인해 청나라는 조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그리고 요동반도와 대만과 그 부속 도서까지 할양하였고 은 2억 냥을 7년 이내에 배상하기로 했다. 이 돈의 규모는 당시 일본 전체 세입의 4배가 되며 일본 돈으로 3억 6천만 엔에 해당하는 막대한 돈이다.

이 조약으로 일본은 서구 열강들과 청나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였다. 한편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전쟁의 결과가 곱게 보이지 않았다. 일본이 요동반도를 점령 하게 되면 러시아의 이익에 해를 끼치고 극동 평화에도 해를 끼칠 것 이라고 주장하며 프랑스, 독일제국과 연합하여 ‘3국 간섭’을 벌인다. 일본은 영국과 미국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도와주지 않자 결국은 3국 간섭에 굴복한다.

이 일로 러시아, 프랑스, 독일은 요동반도 반환의 대가로 각종 이권을 차지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열광들과 교류하면서 ‘의화단 운동’에 개입하였다. 이 전쟁의 승리로 일본 정부는 물론 국민들까지 본격적으로 군국주의와 팽창주의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삼국 간섭을 벌인 러시아를 비롯하여 서구 열강에 대한 불만이 커졌으며 러시아도 부동항(사시사철 얼지 않는 항구)을 얻기 위해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하니 가만 두고 볼 일본이 아니었다.

이것이 훗날 ‘러일 전쟁’으로 발전한다. 청일전쟁은 서양을 배우자는 ‘양무운동’의 회의론이 대두 되고 서구 문물을 배우는 것보다도 일본의 메이지 유신처럼 체제자체를 바꾸는 ‘변법자강운동’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변법자강운동은 ‘신해혁명’으로 이어지고 사실상 청나라가 멸망하는 전쟁이 되었다. <다음에는 러일전쟁입니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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