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외부 출입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날씨가 풀리면서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넘쳐나고 있다. 여행의 계절을 맞아 영광군 9경(景)과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재를 소개 한다. <편집자 주>

배부른 듯 불룩하게 수북이 담긴 소금 수레가 보는 이를 뿌듯하게 한다. 막 염전에서 건져 올린 각진 소금의 눈부신 결정체가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신선함 그 자체다. 염산면은 어느 작가가 읊은 ‘하늘과 태양, 바람, 바다’ 만든 기다림의 결정체인 소금을 쉼 없이 생산하고 있다. 그 곳을 우리는 영광굴비 맛의 원천 ‘영광 천일염전’이라 부른다.

소금은 우리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다. 2000년 전 성경(마태복음 5장 13~16절)에 ‘빛과 소금’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귀하고 소중하다는 의미다. 소금은 우리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무공해 천일염이 ‘영광 천일염전’에서 생산되고 있다.

면역력 증강 시키는 영광 천일염

영광군 천일염은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총 약 700만㎡에서 3만2천 톤이 생산 된다. 영광의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로 미네랄 성분이 많은 서해안 갯벌, 풍부한 일조량과 하늬바람이 만들어낸다. 품질의 우수성만큼이나 염전 풍경도 아름답다. 또한 대규모의 풍력발전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색다른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 소금결정체들이 은빛으로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는 천일염전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바닷물과 햇볕, 하늬바람이 만들어내는 천일염은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하여 감칠맛이 일품인 명품 천일염으로 탄생된다.

영광은 바람부자이다. 서해안 칠산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다 바람은 영광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고 있다. 염전은 바람이 풍부해야 가능한 일이다. 굴비 하면 영광이고, 영광 하면 굴비이지만 곡우 때마다 칠산바다로 밀려오던 조기들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지금은 제주도 인근 추자도와 목포에서 조기를 잡는다. 그러나 여전히 영광굴비를 전국 최고로 치는 이유는 영광 천일염 덕이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이 고혈압 지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하는 말이 있다. “고혈압이 있으니까 소금 섭취량을 줄여야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일본의 면역학자 아보 도오루에 의하면체온이 36.5도 이하로 저체온이면 정상체온에 비해 면역력이 30-40% 저하 된다고 한다. 반대로 체온이 1도 오르면 면역력은 5-6배가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적당한 양의 천일염 섭취는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우리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음식이다.

소금이라고 다 같은 소금이 아니다. 몸에 나쁜 소금은 천일염이 아니고 정제염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만든 천일염은 사람 몸에 이롭다. 음식을 분해하는 위액에 소금이 있으면 소화활동에 도움을 준다. 소금은 필요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고 노폐물을 배설하도록 돕는다.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피의 흐름을 좋게 한다. 몸에 들어 온 나쁜 균들을 살 수 없게 하는 해독작용을 한다.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좋은 소금을 먹으면 몸은 건강해지고 머리는 좋아진다. 이제부터 좋은 소금으로 만든 음식을 먹자.

‘四白의 고장’ 영광…천년의 명성

영광은 예로부터 쌀·소금·목화·눈이 많아 사백(四白)의 고장이라 불렸으며 바람과 일조량이 풍부한 두우리 갯벌은 천 년 전부터 소금 생산지대로 명성이 높았다. 그래서 지명 역시 염산(鹽山)이다. 신라시대에는 지금의 염산 지역을 소금이 바다를 이룬다는 의미의 염해(鹽海)라 불렸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는 소금을 굽는 곳이라는 의미의 염소(鹽所)라 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 지금도 영광군 염산면은 국내 천일염의 10~15%를 생산해 신안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천일염 생산지다.

영광 천일염을 들렸다면 꼭 잊지 말고 걸어봐야 할 길이 있다. 일명 설도항 둘레길이다. 염산면사무소에서 출발해 설도항과 염산방조제를 지나 염전과 청보리밭을 지나는 12km의 코스다. 이 길은 끝없이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나눠진 염전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갯벌, 염전, 청보리밭 등 이 모든 것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길이다. 그래서 이곳 영광 천일염전은 붉은 석양과 함께 작업하는 염부의 모습은 밀레의 만종을 연상케 하여 많은 사진가들이 찾기도 한다.

연인들 설레게 하는 ‘백바위 해수욕장’

두우리 갯벌에서 노송이 우거진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 하얀색 바위들을 만나게 된다. 하얀색 바위들이 모여 있어 백바위다. 백바위 정자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시야가 툭 트여 시원하다.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나면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드넓은 두우리갯벌이 나온다. 밀물 때는 바닷물이 넘실대는 풍경이 경쾌하다. 또한 밝은 낮과 해질 무렵의 일몰 풍경이 주는 분위기가 달라 같은 장소에서 여러 가지 이미지를 경험할 수 있는 신비함이 있다. 노송 사이로 보이는 해변과 정자로 떨어지는 낙조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아 누구나 멋진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백바위 해변이다. 평소에는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 천일염은 미네랄의 보고

갯벌을 논처럼 만들어 바닷물을 태양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생산하는 갯벌 천일염(天日鹽)은 칼슘, 마그네슘, 칼륨이 수입소금보다 배나 더 많다.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된장·간장·고추장 젓갈 같은 전통 발효식품이 몸에 좋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짜고 매운 간장, 고추장을 먹고도 5천년을 잘 지냈다. 그 비밀은 소금이다.

오래전에는 소금이 너무도 귀했지만 최근에는 흔하게 생각한다. 소금이라고 다 같은 소금이 아니다. 국내산 천일염은 미네랄성분이 우수한 세계 최고의 영양소금이다.

위치 : 전라남도 영광군 염산면 칠산로9길 185-86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