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모든 일상을 파괴해버렸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 곁에 딱 붙어 우리를 옭아맸습니다. ‘그놈’이 한풀 꺾이자 ‘생활 속 거리두기’란 말이 태어났습니다. ‘그놈’ 때문에 우리가 떨어져 살아야 한다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 도리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핑계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특히 어버이날에도 어버이를 멀리하는 자식들의 태도를 정당화 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나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생명을 주시고 길러주신 어버이를 기리는 날인데 ‘그놈’ 핑계로 어버이를 뵙지 않는 것은? 당연히 불효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나 생활 속 거리 두기는 모두 무절제한, 불요불급한 만남을 자제하자는 것입니다. 모두가 만나지 말고 실아가자는 것은 아닙니다.

어버이날은 원래 어머니날이었지요. 어머니의 사랑을 기리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어머니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사람다운 삶’을 실천하는 날이었습니다. 어머니날은 1913년에 미국 필라델피아 교회에서 5월 둘째 주 일요일로 정하여,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5월 8일로 정했다가 1973년부터는 어버이날로 확정 했지요.

객지에 있는 자식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어버이날도 밖에 나가서는 안 된다는 말로 때웠겠지요. ‘효도 관광’도 추억 속의 상품으로 사라진 것은 물론, 아직 밖에 나가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만 듣는 날은 아니었길 바랍니다. 부모는 평생 자식들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요즘 자식들은 부모를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기지나 않는지 걱정됩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사람답게 살지 않아도 되는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언론은 ‘비대면’, 즉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는 삶을 말합니다. 얼굴 보며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살갑게 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나와 내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얼굴을 맞대지 말고 살아야 한다니! 심지어 부모와 자식도 만나지 말 것을 권장하는 사회라니! 지금껏 보고 배운 아름다운 모습은 잊으라니! 사람이길 포기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그 같은 삶은 포기하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은 꼭 마주봐야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은 ‘비대면’으로 만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나 SNS로 대신했던 만남이 넘쳐납니다. 코로나19 핑계로 ‘비대면’을 당연시 하지는 않겠습니다. 저의 게으르고 성의 없음을 ‘비대면’으로 넘기진 않겠습니다. 보고픈 사람은 보면서 살아야지요.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만나지 않고 사는 삶은 사람답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