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5.27 수 20:29
상단여백
HOME 여론광장 칼럼
[小小堂 칼럼] 오월…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조일근 편집위원장 | 승인 2020.05.19 13:02 |
조일근 편집위원장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
앞서서 나가니(본래는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그 뜨거웠던 5월 광주시민들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벌써 40 년이 지났다. 나이 40은 흔들리지 않는 ‘불혹’이란 내공이 쌓여야 한다. 부끄럽게도 아직 그 단계에 다다르지 못했다. 장미가 피는 5월. 이 아름다운 계절이 아프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울화가 치민다. 임을 위한 행진곡 앞에 서기가 민망하다. 부끄럽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는가? 더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는가? 광주의 한 복판에서 서성거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내가.

전두환은 아직도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고 버틴다. 지만원은 그날의 주역들이 북한군이라는 주장을 취소하지 않고 있다. 이종명은 “5·18은 폭동”이라며 입에 침을 튀긴다. 김순례는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에 의해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며 핏대를 세운다. 지만원은 명색 학자요, 다른 두 사람은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다. 국가 기념일이 됐지만 아직도 그해 5월의 함성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거듭 말하고 있다.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필자가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회의에서 주창 했다. 그 후 현역 정치인들이 주장이 나왔다.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거쳐야 할 몇 개의 단계가 남아 있다. 먼저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제 겨우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이 첫발을 뗐다. 조사 과정도 험난할 것이다.

다음 순서는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5.18의 재평가다. 재평가 결과에 따라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국회 의결을 거친 후라야 5.18정신은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다. 말은 쉽지만 진상조사부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두환을 비롯한 ‘가해자’들의 비협조와 부인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종명과 김순례는 또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후예들은 존재감은 아직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5.18 정신이 헌법 전문 수록을 저지하려는 세력의 반동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 헬기 사격 경위와 은폐·왜곡 공작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대표도 참배와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진실 규명”과 “사과와 반성‘을 말 했다. 보수 단체의 반동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 임기 내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40년 전 5월 광주는 행정조직과 경찰이 없는 기간에도 사재기가 없었다. 폭력도, 도둑도 없었다. 주먹밥을 나누고, 이웃들의 끼니를 챙겼다. 모든 시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대동세상 이었다. 어느 세월 어느 나라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역사다.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다.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5·18 정신이 인류의 유산이 됐다는 증거다. 오늘(18일) 아침 그해 5월 불렀던 노래를 다시 소환 했다. 화해와 용서로 끝을 맺는 5월의 역사를 기다리면서.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디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의 핏발 서려있네/

산자들아 동지들아 모여서 함께 나가자/
욕된 역사 고통없이 어떻게 헤쳐 나가랴/

대머리야 쪽발이야 양키놈 솟은 콧대야/
물렀거라 우리 역사 우리가 보듬고 나간다/

오월 그 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영광군민신문 소개광고안내구독신청기사제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영광미디어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19  |  대표전화 : 061-352-0120  |  팩스 : 061-351-9401
등록번호 : 전남, 다00359   |  등록일 : 2015.11.23   |  발행인 : 조민상  |  편집인 : 조일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일근
Copyright © 2020 영광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