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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지] 작아서 좋은 학교
설동화 영산성지고 교사 | 승인 2020.05.19 13:12 |
설동화 영산성지고 교사

영산성지고등학교는 우리나라 대안교육의 시초로서 대안교육을 실천하는 인성중심 특성화 고등학교이다. 영산성지고에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동고동락하며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 학교는 사감선생님이 따로 없고 담임 선생님이 기숙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함께 하고 있다.

학년 당 30명 정원의 작은 학교이기에 선생님들은 전체 아이들의 개인별 특징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업 시간과 개인별 상담시간을 통해 개개인의 관심사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화하여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에게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지원해주고, 예체능 계열의 진로를 희망하는 아이에게는 예체능 선생님들의 전폭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외부 강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개인별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3년간 스스로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6년간 영산성지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그 중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가정과 학교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이었다. 상처받은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길 꺼려했고, 일탈행동으로 자신을 드러내곤 했다. 상처받은 아이에겐 관심과 사랑 그리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이 필요했다. 마음공부를 비롯한 선생님들의 무한한 관심과 사랑 속에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관계 속에서 상처를 치유해 나갔다. 경계 섞인 시선으로 사람을 대하던 아이도 어느 순간 교무실을 놀이터처럼 드나들며 친구들과 그리고 선생님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해 나갔다.

얼마 전 퇴근을 하고 쉬고 있는데, 카톡 메시를 받았다. 졸업생이었다. 담임을 한 적도 없었는데 연락이 와서 사실 의외였다. 아이는 2학년 때 진로문제로 기숙사에서 긴 시간 상담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나와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막연했던 학교생활에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대학도 갈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은 전공을 살려 취직을 했다고 했다. 그때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거라며 나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대화를 마치고 뿌듯함이 밀려왔다. 나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영산성지고등학교는 영광 지역 내에서 썩 좋은 평판을 얻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성 넘치는 우리아이들의 모습이 문제아로 비춰지기도 했기 때문 일 것이다. 가끔 그런 편견 섞인 시선의 목소리를 들을 때 마다 실상은 그렇지 않기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러한 시선도 우리학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여기고 더욱더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만나리라 다짐해본다.

설동화 영산성지고 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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