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아니,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자부심을 갖고 있을 뿐이지요. 심지어 다른 나라를 침략해 빼앗아 온 것들 마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빼앗긴 나라들의 반환 요청은 아예 들은 척도 않지요. 대표적인 것이 이집트의 문화재들입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문화재를 프랑스나 일본에게 약탈당했지요.

우리가 나라를 빼앗긴 36년간은 우리의 문화재를 지킬 수 없는 위기의 세월이었습니다. 다행히 간송 전형필 선생이 있었기에 조상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재들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선생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서화와 골동들은 값을 따지지 않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수집 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문화 민족 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간송 선생께서는 가치 있는 우리 문화재 수집에 온갖 열성을 다했습니다. 물론 금액에도 구애받지 않았습니다.

선생이 안 계셨더라면 훈민정음 해례본도 사라졌을지 모릅니다. 겸재 정선의 화첩은 통째로 불쏘시개 가 될 뻔 했습니다. 불상과 도자기, 서화와 책자들도 대부분 사라졌을 것입니다. 영국인이 수집한 소중한 우리 문화재들이 일본이나 세계 어느 나라 박물관에 진열돼 있을 것입니다. 문화민족이란 자긍심은 생각조차 못하는 나라, 국민이 됐을 것입니다. 선조들의 빼어난 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갈 것입니다.

간송은 국내 최고의 갑부의 후손입니다. 나라를 빼앗긴 세월에 선생은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온 재산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덕분에 겸재·현재·단원·추사·혜원의 작품들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문 닫을 위기에 몰린 보성고보를 살렸습니다. 보성고보 인쇄소가 있어 독립선언문을 인쇄할 수 있었습니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지킨 것입니다. 나라의 문화와 교육을 세운 선생의 공적은 그래서 어떤 독립투사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생이 세운 박물관인 ‘보화각’을 지키기 위해 보관중인 문화재를 팔아야 한답니다.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이랍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나라도 못한 일을 한 선생이 지하에서 통곡을 할 일입니다. 영리를 위한 박물관이 아닙니다. 보화각은 국가와 민족, 그 문화를 사랑한 선생의 헌신적 노력의 산물입니다. 나라가, 국민이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려 더욱 자랑스러운 박물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도리입니다.

보화각의 소장품들에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우리의 법이라면 당연히 고쳐야 합니다. 아니면 전 국민적 모금운동이라도 벌여 보화각과 그 문화재들을 지켜야 합니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찾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들을 사들이지는 못할망정 팔아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닙니다. 정부가, 국회가 나서 ‘보화각 특별법’을 제정해주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정기를 세우는 길이기도 합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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