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습니다. 남북 분단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사건’입니다. 역사의 발전입니다. 저도 초창기에 다녀왔습니다. 고 정몽헌 회장, 김윤규 사장과 같은 배를 탔지요. 해로에서 육로로, 4박5일에서 당일 관광으로, 외금강에서 내금강으로 까지 발전하던 금강산 관광은 10년이 채 못돼 막을 내렸습니다.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단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가까스로 열어놓은 남북의 문을 이명박 정권이 닫아버린 것입니다. 그 후 2년이 채 못돼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졌습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4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래 민간을 상대로 한 첫 대규모 군사 공격이었습니다. 현장을 방문한 여당 대표가 TV 화면으로 포탄 탄피라며 들어보였습니다. 손상된 보온물통을 탄피라고 보여준 코메디지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열린 남북의 문을 이명박 정권이 닫아버린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 시작 직전인 1998년 6월 16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501마리의 소떼를 끌고 판문점을 넘었습니다. 그 감격적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남북 왕래의 역사는 감격이었습니다. 역사의 발전이었습니다. 소떼가 올라간 지 딱 12년 후인 6월 16일 우리는 개성공단의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모습을 보아야 했습니다.

북측은 연일 전쟁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햇볕은 간데없고 대포와 군대의 우직임만 보입니다.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라며 정치공세를 폅니다. 북미협상 결렬의 책임은 당사자인 김정은과 트럼프의 몫입니다. 문 대통령은 자기네가 닫아버린 남북의 문을 다시 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을 뿐입니다. 문 대통령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습니다(盡人事).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조상들은 선거 때만 되면 남북관계가 불안하다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북측의 협조를 얻어 불안한 국면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안보를 정권 유지에 적극 활용한 것입니다. 박근혜의 탄핵과 연이은 선거 참패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던 그들(야당)이 요즘 신이 났습니다. 북측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본 모양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봐서는 안 됩니다. 제 눈의 들보를 먼저 뽑아내야지요.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주문합니다. 야당이 너무 약해도 여당의 독주로 인한 폐해가 우려됩니다. 적당한 견제 세력이 있어야 정권도 오만해지지 않습니다. 북측의 전쟁 위협보다 멈춰선 국회가 더 불안합니다. 등원하지 않으면 세비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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