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원 해룡중학교 교장

우리는 간단히 승부를 가리고자 할 때 ‘가위바위보’를 한다. 그런데 지면 삼세판은 해야 된다며 우긴다. 그리고 ‘만세!’도 세 번을 해야 제 맛이다. 모두 숫자 3(參)과 관련되며, 많은 사람들이 숫자 3을 즐겨 쓰고 있다. 숫자 3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인생은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되며, 하루는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우주는 시간, 공간,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셋을 합하면 모두 전체를 이루게 된다. 즉, 숫자 3은 ‘완성’이나 ‘완벽’을 뜻한다.

발표를 하거나 무엇을 기억할 때도 세 가지로 나누면 가장 좋다. 이러한 이유에서 위대한 연설가들은 ‘3의 법칙’을 즐겨 사용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주장했다. 그리고 제주도는 돌, 바람, 여자가 많은 ‘삼다도’라고 하며, 내 고향 영광은 쌀, 소금, 눈이 많은 ‘삼백의 고장’이라고 한다.

또한 숫자 3은 ‘다수’나 ‘군중’을 뜻하기도 한다. 세 사람이 모여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게 앞에 세 사람이 모여 있으면 이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 이를 잘 이용하면 영업이나 판매에도 도움이 되리라.

의자의 다리가 세 개면 웬만한 곳에 놓아도 균형을 유지하기에 산행할 때도 스틱을 사용하면 미끄러지려고 할 때 균형을 잡기가 쉽다. 그래서 어린애들에게는 세발자전거를 타게 하는 것이다. 또 연작의 그림은 세 개일 때 조화를 잘 이루며, 자식도 삼형제나 삼남매는 두어야 가장 안정적이다. ‘균형’을 이루거나 ‘안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셋이 필요한 것이다.

숫자 3은 종교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불교에서는 법당에 삼존불을 모시며, 사찰은 승보(순천 송광사), 법보(합천 해인사), 찰보(양산 통도사)의 삼보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성부와 성자 및 성령을 삼위일체라 한다.

특히 그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는 숫자 3을 좋아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강산이라 불렀고, 음식문화도 간장, 고추장, 된장의 삼장이 토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제사를 모실 때 술도 세 번(초헌, 아헌, 종헌)을 올리며, 집도 초가삼간이 많았다.

숫자 3이 들어가는 속담이나 사자성어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거나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업은 아이 삼 년 찾는다’‘세 살 난 아이 물가에 놓은 것 같다’‘세 끼를 굶으면 군자도 없다’ 등이 있다.‘조삼모사’‘삼분오열’‘삼천갑자’‘삼한사온’‘삼삼오오’도 있다.

이렇듯 숫자 3은 우리와 매우 친근하다. 여러분도 이 글을 세 번 정도 읽어보면 어떨까? 다 읽었으면 이제 힘차게 의사봉을 두드리자. “탕! 탕! 탕!”

박석원 해룡중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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