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이 X의 정권은 허위, 날조, 왜곡, 공작 없이는 유지가 안 되나 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57)가 눈에 올린 글이다. 학자다운 품격이나 절제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거의 막말 수준이다. 진보적 학자로 알려진 그가 대학에서 나온 뒤부터 달라졌다. 요즘 문재인 정권과 진보 진영의 저격수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비판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자연스럽게 미래통합당 쪽에서 인기다. 측간 만난 X개가 따로 없다. 그의 언어는 비판이라기보다 비난 일색이다.

자신이 수년간 몸담고 있던 정의당을 향해서 조차 거친 말을 쏟아낸다. 통합당과 우파 진영에 대해서도 막말이라 할 정도의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당의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이 똥개도 아니고 집 앞에서 이렇게 싸우느냐.” "X개 눈에는 모든 사람이 X개로 보이는 법이다. 좌파에서 배척당하고 아무리 갈 곳이 없다지만, 우파 쪽에 기웃거리는 것은 참으로 보기 딱하다." 홍준표 의원과 주고받은 말들은 차라리 욕설에 가깝다.

진보 여당 쪽을 향한 비난성 비판이 많아지는 세월이 길어지니 자연스럽게 보수 언론의 노출 빈도가 높아졌다. 조·중·동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언론은 그의 말은 놓치지 않고 ‘대서특필’이다. SNS를 통해 쏟아내니 별도의 취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유시민과 김어준 까지 씹어(?)주니 입맛에 딱 맞는다. 그가 쏟아낸 말에 일정 분량의 설명을 붙여 가공한다. 스마트 폰에 실린 진중권의 말들은 덩치가 커진다. 자극 받은 좌파들의 반응이 더해진다. 보수 야당의 박수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보수 언론의 입맛에 이보다 더 맞는 먹거리는 없다.

의문이 생긴다. 교수를 그만 두고 사냥 깜만 찾고 있는 것으로 비치는 진중권은 대체 무얼 먹고 살까? 더구나 일본인 아내와 딸은 독일에서 살고 있다는데. 일본인 아내의 친정이 부자일까? 자연스럽게 민주당을 선호하는 호남인들에게 적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선호하는 정당과 인물들을 비난하는 진중권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묻지도 따지기도 싫다.

진중권은 정치적, 사회적 잇슈가 있는 곳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박원순 서울 시장 사건 현장에도 예외 없이 끼어들었다. 박 시장에 대한 조문을 정쟁화 한다고 비판한 최민희 전 의원에게 시비를 걸었다. 박 시장에게 여성들을 상납한 사람이 있다는 홍준표 의원에게도 “어렸을 적 선데이서울을 너무 많이 본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에 성폭력 피해자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진중권의 좌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비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대목도 있다. “운동권 출신도 어느새 잡놈이 됐다. 도덕·윤리·명예’를 모두 팽개쳤다. 운동권 출신들의 최대 자부심이 ‘도덕적 우위’였지만 그동안 이 사회가 넘치도록 보상해 왔고 운동권들도 권력화 해 속물이 됐기에 이젠 어떤 우위도 찾을 수 없다. 학생운동이든, 노동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다 우리가 좋아서 한 것으로 누가 하라고 강요하거나 누가 희생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것을 훈장으로 내세우지 마라.”

좌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진중권의 발언이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섹스 스캔들'이라고 한 정원석 미래통합당 청년비상대책위원을 향해 "여당의 똥볼을 받아서 자살골 넣는 등신들"이라고 비난했다. 진중권이란 인물 정말 헷갈린다. 진보적 사상을 가진 인물임에는 틀림없는데 진보 진영과 각을 세운다. 현재는 보수진영의 박수를 받지만 보수 진영이 그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인물이다. 타락한 보수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진중권은 우리 정치 현실에 맞지 않는 인물인 것만은 틀림없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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