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자주 만나지 않을 경우 인사말이다. 의례적인 인사말임을 뻔히 알면서도 이 말로 안부를 묻기 일쑤입니다. 자주 쓰면서도 영혼, 혹은 진정성이 없는 인사치레라는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하지만 요즘 이보다 더 적절한 인사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온 수십 년 세월과 최근 살아온 6개월은 달라도 너무 다른 세월을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 100만 ℃ 정도의 열로 이글거리는 태양 표면의 모습을 일컫는 말로 왕관과 같은 모양을 일컫는 말입니다. 얼핏 아름다운 모습이 연상되지요. 그런데 요즘 ‘코로나’는 인류를 가장 괴롭히는 바이러스의 이름으로 쓰입니다. 2019년도에 발생한 왕관처럼 생긴 바이러스란 이유로 ‘코로나19’로 이름 했답니다. 헌데 어쩝니까? 왕관은 아름답지만 이 녀석은 아름답기는커녕 인류에게 경험하지 못한 공포를 안기고 있으니 말입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인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콜레라와 페스트보다 많은 인류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한 인류가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습니다. 선진국을 자임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참담한 실정입니다. 서로 얼굴을 보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마스크를 쓰고 살라고, 학교도 교회도 가지 말고, 밥 먹으면서 말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서로 기대고 사는 모양을 한 한문 사람 인(人)자가 무색해진 세월입니다.

인류는 역사를 예수 이전(BC:Before Christ)과 이후(AD:Anno Domini)로 구분지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말들을 합니다. 인류에게 그만큼 큰 충격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과학 발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세상이 열린다고 믿고 있는 인류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를 어쩌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이 참담합니다. 인류가 맞닥뜨린 웃픈 현실입니다.

그러나 인류는 늘 그랬듯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으로 믿습니다. 아니, 그보다 훨씬 독한 ‘놈’의 출현을 예상하고 대비책도 세울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 칸막이를 열어젖히고 다시 ‘지구촌’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 합니다. 문제는 힘들고 어려운 세월을 참고 이겨내는 것입니다. ‘거리두기’를 한다고 이웃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간은 서로 기대야 인간답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다행히 코로나19 대처에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당장은 경제적 후퇴가 불가피하지만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는 명실공히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습니다. 정은경으로 대표되는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대처가 세계 각국의 모범으로 평가 받은 덕분입니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빌며 모진 세월을 참고 기다리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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