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풍경 안중식이 1915년 영광의 명문가 학천 조희경과 인곡 조희양 형제의 집에 머물며 그린 근대 실경산수의 대작이다. 그림은 학천이 고을 남쪽 우산에 있는 체화정에서 바라보는 눈 앞의 경치를 한 폭의 병풍으로 만들어 달라는 화제(畫題)의 글처럼 당시 영광읍의 모습을 한눈에 담았다. 아울러 서기보가 지은 영광팔경을 바탕으로 화제에 기록된 영광팔경을 주제로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국립나주박물관과 영광군은 20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신령스러운 빛, 영광靈光’특별 전시회를 연다. ‘천년의 빛 영광’의 역사문화유산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는 ‘월인석보(月印釋譜)’(보물 제1470-1호)를 비롯해 일제시대 안중식 화백이 그린 ‘영광풍경’ 등 250여 점의 문화재가 전시된다.

고대 영광 문화를 상징하는 수동 출토 새무늬 청동기(鳥文靑銅器)와 불갑사의 불교문화재, 강항이 직접 쓴 ‘간양록(看羊錄)’ 등이 국보급 문화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영광 지역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영광의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활용에 기여하고자 전시를 4부로 나눠 선보인다.

1부 ‘선사·고대의 영광’에서는 영광의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역사를 소개한다. 중기 구석기시대의 원당 출토 주먹도끼, 마한의 성립과 발전을 보여주는 군동 유적 출토 검은 간토기(黑色磨硏土器)와 새 모양 토기(鳥形土器), 백제문화를 보여주는 설매리·송죽리 출토 세발토기(三足土器)등이 전시된다. 군동 유적 출토 새무늬토기는 영광지역에서 발견된 독특한 토기이며 아름다운 수동 출토 새무늬청동기는 영광의 고대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다.

2부 ‘고려시대의 영광’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역사문화 코너다. 영광의 호족, 바닷길과 도자기, 불교문화라는 주제로 나눠 고려시대 영광의 사회문화를 엿본다. 낙월도 앞바다 출수 도자기에서는 바닷길의 길목에 자리 잡은 영광의 지리적 환경을 볼 수 있다.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로서 불갑사와 연흥사에 보존된 불교문화재를 통해 번성했던 영광의 불교를 소환한다.

3부 ‘조선시대의 영광’는 읍성, 법성창, 일상생활, 나라와 고을을 지킨 사람이라는 소주제로 나눴다. 영광 지역이 나오는 대동여지도 목판(보물 제1581호)을 전시해 영광의 사회문화도 들여다본다.

일본에 포로로 끌려가 일본 지식인들과 문화교류를 하였던 강항이 직접 쓴 ‘간양록’을 비롯한 관련 문화재를 통해 위기의 시대를 관통한 영광사람들을 부활 시켰다.

4부 ‘근현대의 영광’에서는 수작으로 꼽히는 안중식의 ‘영광풍경도’를 중심으로 근현대 영광의 사회문화를 소개한다. 원불교를 개창한 대종사 박중빈(1891-1943), 다산학 연구의 개척자 이을호(1910-1998), 1인 창무극의 창시자 공옥진(1931-2012) 등 영광의 문화계 인사들의 자료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지역문화유산을 흥미롭고 실감나게 볼 수 있는 영상코너 등 각종 전시보조물도 등장 시켰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우리 군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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