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인문학 지원사업이 요즘 박물관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남 지역만도 장흥· 담양·

유연상(덕종) 우리삶문화 옥당박물관 학예사

강진·목포 등지의 박물관에서 진행을 하고 있다. 우리 고장인 영광에서도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광공공도서관과 우리삶 문화옥당박물관에서 각각 진행 하고 있다

박물관 길위의 인문학의 취지는 박물관의 전시물을 바탕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일반교육프로그램,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교육프로그램, 학교 및 교육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프로그램 형태다. 청소년들의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고, 역사의식을 함양하며, 창의성, 인문학 상시학습체계, 자유학기제 도입과 관련한 진로, 적성 프로그램의 개발 등에 그 목적이 있다.

그 중에서 우리삶 문화옥당박물관은 박물관 길위의 인문학은 ‘응답하라 선사시대’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 중에 있다. 박물관의 선사시대 관련 전시물 관람을 통하여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관람이 끝나면 발굴체험과 아무르 비너스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게 된다.

발굴체험은 박물관 한쪽을 실제 발굴현장을 재현해 놓은 곳에서 직업 청소년들이 토기 발굴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진행 한다. 혼자만의 행동을 할 수 없고, 보물찾기처럼 여기 저기를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레 흙을 긁어내면서 집중력, 인내력을 키운다. 자신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단체생활에 있어 배려와 협동을 배울 수 있다. 또한 고고학자들이 실제로 발굴을 진행하는 것과 같이 체험을 하여 고고학, 선사시대, 도자기와 토기 등에 대한 흥미를 유도한다.

아무르 비너스 체험은 신석기 시대 여신상인 아무르 비너스의 모형을 만들어 얼굴, 머리등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입체적인 조형감각을 키우고 선사시대 신앙과 삶의 기원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옥당박물관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면 늘 초심을 되새겨 본다. 아무르 비너스 체험을 할 때 학생들이 예시에 나온 대로, 기대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장난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 원하는 형태를 완성시킬 것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학생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완성도가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만의 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운다고 하고, 잘하고 못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표현을 자유롭게 하라고 유도하면서도 어느새 나도 모르게 획일적인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중고교 시절 가장 불편하고 때로는 반감이 들었던 선생님들이 음악·미술·체육 담당선생님들이었다. 특히 미술선생님에 대해서는 강한 반감으로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기도 했다. 난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내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기는커녕 언제나 강한 지적과 문책을 듣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고3이 되면서 예체능 과목에 대한 해방감이 입시에 대한 압박보다 더 기쁜 현실이기도 하였다. 그런 내가 처음 문화예술교육을 하게 되었을 때 당황스러움과 혼란함이 매우 컸고, 문화예술 교육의 필요성과 정책 등을 이해하면서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이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즐겁게 자발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때로는 비교하고, 사업결과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고자하는 욕심에 초심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곤 한다.

박물관을 찾는 모든 청소년에게 똑같은 만족은 줄 수 없겠지만, 모두에게 좋은 추억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해 지식의 암기가 아닌, 느끼고 공유하는 교육을 통해 좀더 즐겁고 학문적 접근뿐 아니라 삶의 교육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다가서고자 늘 마음을 챙기고 교육생을 맞이한다.

유연상(덕종)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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