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전국에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190만 촛불이 타올랐다. 유사 이래 세계 최대의 시위 인파 기록을 세웠다. 눈발이 몰아친 냉랭한 겨울 추위속에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탄핵 정국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세월호 참상에서부터 국민들은 박근혜 권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박 정권은 이같은 국민들의 의아심에 대해 전혀 답하지 않았다. 국정 교과서, 위안부 협상, 사드, 최근 한일 군사협정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의사는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그래도 권력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여론에 반하는 것이긴 하지만 통치의 심장부에서는 뭔가 국가 중대사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발가벗겨지면서 이 믿음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대신에 미용시술, 프로포풀 주사, 백옥주사, 비아그라, 팔팔정 등등 생경한 용어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국민들은 당혹감에 빠졌다. 도대체 박근혜 권력의 심장부 청와대에서는 그동안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던 것인가. 또한 그 용어들이 세월호 7시간의 공백과 겹쳐오면서 국민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190만 촛불은 묻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나라냐고.

1998년 미국의 제약회사 파이저가 개발한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다. 노년의 섹스를 돕는 마법의 약물처럼 알려졌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애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비아그라가 청와대 약장에서 나오며 많은 국민들이 조롱기어린 비웃음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는 이를 고산병 치료제라 항변했다.

누구인가의 쾌락을 위해 권력을 사유화한 정권은 허망한 종말을 맞게 마련이다. 영원한 권력은 없기 때문이다. 비아그라의 효력이 떨어지며 시들어가는 페니스처럼 박근혜 권력도 종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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