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식의 영광풍경

국립 나주박물관에서 열리는 ‘신령스러운 빛, 영광’ 전시회(10. 20~2021. 1. 17) 마감이 25일 앞으로 다가왔다. 안중식의 ‘영광풍경’이 화제의 중심이되고 있다. 1915년 영광의 명문가 학천(鶴川) 조희경(曺喜璟)과 인곡(寅谷) 조희양(曺喜陽) 형제의 요청으로 태어난 근대 실경산수의 걸작이니 당연하다.

‘천년의 빛 영광’전 마감 25일 앞으로

고을 남쪽 우산에 있는 체화정(棣華亭)에서 바라보는 당시 영광읍의 모습을 담았다. 서기보(徐箕輔 1785~1870)가 지은 ‘영광팔경’을 바탕으로 표시해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림의 오른쪽은 읍성의 동쪽 방향으로 물무산과 노인봉(老人峰) 그리고 문장산이 펼쳐져 있다.

물무산은 읍성 동쪽 3리 밖에 있는 수퇴산(水退山)으로 정상 오른쪽 능선에 부엉이 바위가 있다. 이곳은 휴암제월(鵂巖霽月)로 부엉이 바위에 뜨는 밝은 달에 해당된다. 내곡단풍(內谷丹楓-내곡상풍 內谷霜楓)은 물무산과 노인봉 아래에 가을 서리로 물든 아름다운 단풍 골짜기이다. 산 아래의 영광향교는 고목인 은행나무와 비자나무까지 구체적으로 묘사되었다.

변함없는 관람산, 물무산, 향교

그림 중앙의 길은 관람산과 문장산(옥녀봉) 사이에 있는 곧올재로 묘량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고현초적(古峴櫵笛)은 곧올재에서 나무꾼들이 소고를 치고 피리를 불며 노래한 모습을 말한다. 이 길은 옛 시장 자리를 지나 그림에 표현된 홍교(虹橋)를 거쳐 녹사역(祿沙驛)으로 연결된다.

녹사역은 나주의 청암역을 중심으로 설치한 역도 가운데 하나로 무장-영광-함평-무안- 방면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은 군서면·법성면·불갑면·백수읍 등으로 통하는 일곱 갈래의 길이 있어 언제나 붐비는 교차로였다. 그림 속 또 다른 길은 영광향교로 이어진다. 고현초적을 고려한 듯 시장부근에는 땔나무를 진 농부와 말을 타고 꽃놀이를 가는 선비 등이 있다. 향교 앞 교촌리에 초가 마을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마을 앞 넓은 들판에는 쟁기질하는 농부가 있고, 길에는 아이를 등에 업은 여인에게 말을 거는 선비 등이 묘사되어 서정성과 함께 100여 년 전 영광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사라진 성벽, 성문, 객사, 동헌

그림 왼쪽에는 성산과 관람산 사이에 있었던 영광읍성이 묘사되어 있다. 성벽이 보이는 앞쪽에는 지금은 사라진 남문과 진남루(鎭南樓)가 있는데, 홍예문에는 젓갈 항아리를 지게에 진 상인과 지팡이를 든 노인까지 묘사되어 있다.

성 안에는 월대가 있는 객사와, 그 왼쪽에 동헌을 비롯한 관청이 보인다. 성산에는 푸른 대나무 숲이 있어 성산녹죽(城山綠竹-성산취죽 城山翠竹)으로 부르는 관남청송(觀南靑松-관정고송 冠亭高松)처럼 소나무 숲이 있어, 법성진성의 숲쟁이처럼 북서풍을 막는 방풍림 역할을 한다.

미래의 영광 모습을 고민해야

성산 아래 기와집은 안중식이 머문 집으로 지금의 영광의 창녕조씨 관해공 가옥이다. 성 앞 민가의 마당에 피어 있는 매화꽃과 고목에 집을 지은 까치 등은 꽃피는 계절의 시간을 보여준다. 안중식의 ‘영광풍경’과 그후의 영광읍을 담은 사진을 함께 실었다. 영광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영광을 어떻게 만들어갈까를 고민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일제 때 호연당 약국의 모습 (출처=영광군지)

영광읍 연성2구 마을광장 청소, 영광국민학교 학생들의 봉사활동 1973) (출처=영광군지)

원흥합동정유소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예방접종을 맞고 있는 모습 (출처=영광군지)

영광읍 전경 1981 (출처=영광군지)

영광경찰서 앞에서 영광여자중학교로 올라가는 골목길 1970 (출처=영광군지)

영광남대문과 영광군읍공립심상소학교 1911 (출처=영광군지)

1950년대 영광읍교회 교인들의 단체사진 (출처=영광군지)

영광읍 사거리 옛모습/지금은 사라진 일신당과 영창사진관 등의 간판이 보인다. (출처=영광문화원)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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