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2021년 영광군정은 청렴 서약서 작성으로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조금은 뜬금없다. 하지만 청렴은 공직사회의 영원한 과제다. 때문에 언제, 어디서 들고 나서도 나무랄 수 없다. 영광군의 청렴 서약은 과거 수없이 반복된 공직사회의 부패 청산 노력을 떠올린다. 과거 군사정권은 ‘숙청’‘서정쇄신’등의 이름으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에 나섰다. 50년 전 공직사회의 화두를 소환한 까닭을 알 수 없다.

공정하고 청렴한 영광군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며 반부패·청렴 서약서 서명으로 2021년 업무를 시작한 것은 나무랄 수 없다. 청렴서약과 청렴교육 의무 이수제 및 공직자 청렴 특별교육, 공사 등에 대한 계약방법·금액·계약업체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수의계약에 대한 공정·공평성 유지 및 부서별 업무추진비 내역 투명 공개를 통해 부패 취약분야를 특별 관리한다는 세부 지침까지 마련한 배경이 궁금할 뿐이다.

공직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고 행정 오류를 막기 위해 자율적 내부 통제제도를 활성화하고 사전컨설팅 감사를 통해 적극행정 도모 및 부패를 예방하며 사전·지도적 차원의 감사활동을 적극 펼쳐 공직기강 확립 및 청렴도 향상에 나선다니 나무랄 일은 아니다. 이렇게 강력하고 세밀한 부정부패 방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영광군의 청렴서약은 자칫 공직 사회에 군민들이 모르는 구조적이고 뿌리 깊은 부정부패가 존재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도 있다. 공직자 청렴의무 위반자에 처벌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부패행위 확인 즉시 인사 불이익 조치를 한다고 나서는 것은 적잖은 부패 행위가 있었다는 말로 이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청렴은 아무리 강도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로나19 대처, 인구·일자리, 경제 활성화 등 할 일이 어느 때보다 많은 한해가 시작된다. 적극적이고 창의적 분위기가 아니면 어는 것 하나 성공할 수 없는 무거운 과제들이다. 청렴서약이 공직자들을 위축 시키지 않길 바란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청렴서약서가 영광군 공직사회의 부정, 부패를 막는 백신이길 바란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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