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정 변호사(학생인권 변호사)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여 신체의 건강, 기능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통상 신체 폭력이라 부르고, 우리 형법은 폭행죄와 상해죄로서 독립된 범죄로 규정하여 구별하고 있다.

초밥집을 경영하는 A가 B를 불러내어 회칼로 죽여버리겠다거나 소주병을 깨어 찌를 듯한 태도를 계속 보이다가 손바닥으로 얼굴과 목덜미를 수회 때리자 B가 기절하였다가 구급차 안에서 정신을 차렸다. ☞ 외부적으로 어떤 상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절은 신체의 기능에 장애를 가져온 것이므로 상해에 해당하여 상해죄가 성립한다. 마찬가지로 폭행으로 수면장애, 식욕감퇴 등의 기능의 장해를 일으킨 때에도 상해에 해당한다.

A는 여자친구 B를 자신의 원룸으로 초대하여 밥을 차려 주었는데 B가 밥을 먹지 않았다. 화가 난 A는 B를 강제로 눕혀 옷을 벗긴 뒤 1회용 면도기로 B의 음모를 위에서 아래로 가로 약 5㎝, 세로 약 3㎝ 정도 깎았다. ☞ 음모는 성적 성숙함을 나타내거나 치부를 가려주는 등의 기능 이외에 생리적 기능이 없어 음모의 전체적인 외관에 변형만이 생겼다면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음모의 절단 행위 폭행에 해당되고 동시에 강제추행에 해당한다.

A는 인사이동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파악이 미숙하여 전임자 B에게 업무상 부탁을 하였는데 B는 업무인수인계가 이미 끝났고 자신은 바쁘니 총무과장에게 물어보라는 등으로 거절하였다. A는 B의 비협조적이고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나 탁자 위에 놓아두었던 결재판을 B의 얼굴부분을 가격하였는데, B의 눈 부위에 맞아 안구가 파열되어 실명되었다. ☞ 실명이라는 불구의 결과를 야기하였는데 중상해의 고의가 없더라도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중상해죄가 성립한다.

A는 B에게 사귀자고 하였는데 B는 거절하고 이를 이유로 A가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B는 모면하기 위하여 도로 건너편의 추어탕 집으로 도망갔으나 A가 뒤따라 도로를 건너가 B의 머리카락을 잡아 흔들고 폭행을 가하였다. 다시 B는 도로를 건너 도망하자 A가 쫓아갔고, 이와 같이 계속되는 A의 폭행 피하려고 도로를 건너 도주하다가 자동차에 치여 사망하였다. ☞ B의 사망은 교통사고가 직접적 원인이었지만 A는 교통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음에도 폭행을 계속하였던 상황이었으므로 포괄적으로 A의 상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보아 상해치사죄가 성립한다.

A는 교통관리직원으로서 자동차를 견인하고 견인료 납부를 요구하였는데 B는 주차위반을 하지 않았다며 자동차를 운전하여 그곳을 떠나려하자 A가 자동차 앞을 가로막았다. B는 승용차 앞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아 A를 땅바닥에 넘어뜨렸다. ☞ 자동차는 사람의 신체, 생명에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어 자동차를 이용한 폭행 행위는 특수폭행에 해당한다.

애완동물을 상해한 것은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므로 손괴죄가 성립하고, 자신의 신체를 상해하는 것은 상해죄에 해당하지 않으나 사안에 따라서는 병역법 제86조 병역의무기피목적 신체손상, 군형법 제41조 근무기피목적 신체상해에 해당할 수 있다.

상해죄가 성립하려면 상해의 원인인 폭행에 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상해를 가할 의사가 존재하지 않아도 상해의 고의를 인정한다. 살인의 고의로 폭행하였는데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살인미수가 되고, 폭행 또는 상해의 의사 없이 과실로 다치게 한 경우 과실치상죄가 된다.

양승정 변호사(학생인권 변호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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