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재난지원금의 효과 논쟁에서 빠진 것은 소비효과만 비교 분석하고 끝낸다는 것이다. 재난은 사실 불평등하다. 원래도 있었던 불평등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가난하고 불안정한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급감한다. 한편 금융부채 이자나 주택 및 상가 임대료는 그대로다. 한편 상위소득자들은 직장이 안정적이거나 대개 전문직으로 높은 노동소득이 대체로 유지된다. 또한 고자산가들도 자산변화가 없거나 상대 자산가치는 오히려 상승하기에 자산소득은 유지 혹은 상승하게 마련이다.이러한 변화는 이미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수치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렇기에 재난지원금의 소비 효과가 있네 없네 논쟁은 반쪽짜리 논쟁이다. 물론 소비효과는 분명히 있다. 추가로 봐야할 것은 가계들의 소득분위별 가처분소득의 변화, 그리고 가계들 사이에 불평등 감소 즉, 재분배 효과를 봐야한다.

재난지원금은 경제정책이자 복지정책이라고 한다. 이는 재난지원금이 소비효과 뿐만 아니라 재분배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 및 재난에 따른 소득 급감에 대한 보전 차원의 지원이기에 물론 쓰고 소비하라고 주는 것도 있지만라 개인 및 가계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지급하는 일시적 기본소득 혹은 지원금 성격도 같이 존재한다. 즉, 정부 재난지원금으로 기존의 소비를 대체하고 각종 소득은 그대로 비축 유지 혹은 보전하면서 가처분소득을 늘린다면 개인 및 가계들의 재정이 더 좋아지는 결과를 가져와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일이 된다.

만약 300만원 가계소득자가 기존에 100만원 소비했는데, 재난지원금을 50만원을 받았다면, 반드시 100만원+50만원=150만원 더 써야하는가? 아니다. 첫째, 재난에 따라 소득 급감하거나 소득변동이 없더라도 기존 소비가 위축되기에 재난지원금을 씀으로써 기존 소비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둘째 기존 소비 100만원 중 50만원믈 정부가 보조해줬기에 가계 실질소득 및 가처분소득은 50만원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소득 급감에 대한 상쇄 효과로도 이어진다. 셋째, 이러한 재난지원금 소득보전 효과는 저소득층의 경우 훨씬 더 크고 효과적이다. 결국 재분배 효과가 발생한다.

또 단순한 보편 vs 선별 논쟁은 과열될수록 아쉬운 점이 크다. 지원방식의 효과를 따져볼때 개인 및 가계들의 소득을 정부가 완전히 파악하고 체크하고 있다면 당연히 선별로 가고 다만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 현 정부 선별지급의 한계는 두텁지 않고 타이밍이 항상 늦고 사각지대가 크다. 그래서 아직까지 정부 소득파악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이기에 신속한 보편 지급과 면밀한 소득파악 전제 선별적 두터운 지원이 병행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민 보편 지급은 소비 지원 방점으로 지역화폐 및 카드 소비포인트로 지급하고 저소득층 및 취준생, 소득급감 개인, 가계, 소상공인 등에는 선별 지급을 하되 소득 지원방점으로 지역화폐나 현금이 더 적절해 보인다.

보편적 지원이든 선별적 지원이든 규모와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소비효과 그리고 재분배 효과 모두 있다. 어떤 방식과 조합으로 지원하는게 현장에서 더욱 효과적인지 따지는게 정부와 국회, 전문가들의 논쟁이 되길 바란다.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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