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세계 경제와 더불어 한국경제는 지난 10년 전부터 2~3% 저성장을 이루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며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높은 대외의존도와 제조업 중심 경제구조 속 양질의 일자리 집적도가 높은 제조업 비중(GDP 대비)은 2012년 30.5%에서 2010년 30.2%, 2020년 27.2%로 약 3%p 하락한 반면,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가 집중된 서비스업 비중(GDP 대비)은 2010년 60.1.%, 2020년 62.3%로 약 2.2%p 증가해왔다. 특히, 서비스업 일자리는 팬데믹 위기와 함께 더욱 불안정해지고 실업도 늘어난 상황이다.

이러한 만성적 저성장과 더불어 지역경제 침체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저출생 고령화’ 심화로 경제활동인구는 지속적 저하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강원, 전남, 경남, 경북 등 일부지역의 중소 농산어촌 지역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소멸위험지역은 전국 10곳 중 4곳에 이르며, 영광 또한 예외는 아니다. 영광군 인구는 지난 10년간 약 3천 8백명이 줄었다. 그나마 김준성 군수님의 적극적 인구정책에 힘입어 지난 4년 인구감소는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며, 5만 3천명의 인구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군산, 울산 등 지역 조선산업 붕괴 및 자동차 폐쇄 등이 이미 진행된 바 있다. 지역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 원인은 전자들에 따른 만성적 양질의 일자리 부족, 지역 중소기업 부재와 부진, 적절한 노인일자리 공급 부족, 다양한 보육친화정책 부재 등에 따른다.

이러한 지역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됐던 것은 바로 지역 농산어촌 생산·가공·유통 구조 전환을 모색한 협동조합·농업촌공동체회사/마을기업·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경제기업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실제, 행정안전부, 노동부, 농수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 지원 의존성이 여전히 크고 지원기간이 지나면, 자생력을 갖춘 살아남는 기업이 별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중간지원조직의 부재와 더불어 농산어촌 상품/제품의 가치사슬 구조 기반의 취약성, 판로개척 및 마케팅 역량 등 생산기반 구축 한계, 개별 사회적경제기업들의 각자 도생 및 지역공유자산 활용역량 부재, 지역공동체금융 부재 등 ‘규모의 경제’ 미실현으로 결국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

이에 지역경제 회생 전략으로 미국 클리블랜드와 영국 프레스턴시에서 성공한 앵커기관 활용 지역경제 재생 모델을 제안한다. 특히 美 클리블랜드 모델은 지역 중소도시 회생을 위해 당장 활용가능하고 이미 자본력과 수요력을 갖춘 각 지역별 앵커기관을 활용할 것을 요청한다. 앵커란 닻을 의미하며, 앵커기관이란 지역의 거점 기관 혹은 기업, 알짜기업을 말한다. 앵커기관의 주거래기업을 지역 협동조합 및 마을/사회적 기업 등을 통합한 조직/인력/기술력을 갖춘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한 후 이를 관리·운용할 기구로 지역별 민관협력적 거버넌스형 재단 및 기금의 설치를 요청한다. 이러한 민관협력적 거버넌스형 지역발전재단과 기금은 지역경제 주요 생산 및 소유 지배구조를 사회화·공영화 시키고 지역의 안정적 일자리 및 지역사회 기여를 주요 목표로 하는 주민(농민·노동자·중소상인 등) 주도 지역사회적경제 전환 및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클리블랜드 모델에서 지역 앵커기관은 지역별, 대학, 대학병원, 버스·택시운송조합, 지역관광시설 운용권 등이 되며, 연합 농산어물 생산·가공 유통 사회적경제기업 연합조직과 주민공동체 조직 등과 전략적 연계와 제휴로 구현이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 지역공동체 발전재단 설립, MOU 체결 등 적극적 역할이 동시에 요구된다.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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