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상 회장은… 묘량면 출생. 영광중,고등학교 졸업. 광주 교육대학교 졸업. 전 재광영광군 향우회장. 전 광주산월초등학교장. 전 광주교육대학교 겸임교수. 현재 영광군자문위원과한국전쟁 전·후 영광지역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장을 맡아 열심히 하고 있다.

제66주기 한국전쟁(6·25) 전·후 영광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지난달 17일 영광읍 한전문화관에서 열렸다. 김준성 군수가 헌관례를 올리고, 강필구 군의회의장, 이장석 전남도의회 부의장, 이동권 도의원, 장기소·김양모·손옥희·심기동·최은영 군의원이 함께 했다.

민족적 비극의 역사를 겪은지 66년. 이제 겨우 7회 위령제다. 합동위령제는 갈등의 역사를 끝내고 화합의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유족회가 결성되고 매년 합동위령제를 올린다. 이제 위령탑과 공원 조성에 나섰다. 그 맨 앞에서 일하고 있는 정한상 회장을 만났다.

60년이 지난 뒤에야 유족회가 만들어졌다. 다른 지역보다 늦은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희생자가 많은 만큼이나 갈등이 심했다. 화합에 필요한 시간이 60년이나 걸린 것이다. 모두다 속마음은 있었으나 서로 아픈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한 세월이다.”

뒤늦게나마 영광지역민간인희생자유족회를 만든 동기는?

“비극적이지만 역사는 바로 기록돼야 한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역사를 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늦어지면 증언해줄 분들이 갈수록 줄어 갈등 해소와 화합도 늦어진다. 또다른 비극의 역사인 셈이다. 후세에 비극의 역사를 유산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일종의 역사적 사명감일 수도 있다.”

희생자 수에 대한 조사는 국가 차원에서 지역별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유족회가 재조사에 나선 특별한 이유는?

“52년 조사에 비해 2008년 전남대 사회과학연구소 조사(4,402명)으로 너무 큰 차이가 났다. 후손으로서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의미에서 직접 나선 것이다. 비교적 정밀한 조사를 했다. 물론 타지역 출신으로 영광에서 숨진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통계적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이주한 가족도 많고 거주하고 있는 가족이라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많아 차이가 컸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방법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정확한 증언을 해줄 80세 이상 고령자의 60% 이상이 작고한데다 생존자의 증언도 쉽지 않았다. 각 읍·면 제적부를 확인해 누락자가 없는지를 확인했다. 지역 출신 희생자 수만으로도 영광이 전국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가장 많은 것은 확실하다.“

전국의 35.4%, 전남의 절반이 넘는 희생자가 영광에서 나왔는데 그 원인이 있을 것 같다.

“52년 공보처 , 2008년 전남대대 사회과학연구소, 유족회 자료에 따르면 첫째, 지리적 특징이다. 서남해안에 위치하고 동쪽은 산악지대여서 좌익세력이 빠져나가는 길목이었다는 지리적 여건이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둘째, 경찰에 의한 무차별 좌익 토벌과 좌익의 보복 행위가 타지역 보다 심하게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인천상륙작전 후에도 상당 기간 완전 수복되지 못했다. 그 바람에 주민 간 갈등으로 인한 상호간의 보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위령제를 올렸습니까? 어려움도 많았을텐데요.

“유족회가 결성된 2010년부터다. 그해부터 위령제를 올리기 시작,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다. 어려웠지만 영광군의 도움이 컸다. 지역민들께서 갈등해소와 화합에 함께 나서주신 점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자면 많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은?

“유족회가 결성되면서부터 위령탑과 공원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동의서를 받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견을 수렴, 동의서를 받는 단계다. 지역 공감대 형성, 관계 당국과 협의 등 갈 길이 멀다.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진실규명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영암·나주·제주·진도·해남·산청·함양·화순·고양 등 여러 지역에 위령탑과 공원이 조성됐다. 가장 희생자가 많은 영광에 위령탑과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유족회뿐 아니라 영광군의 소명이다. 고향을 지키는 분들은 물론 경향 각지 향우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원불교 측에서 위령탑 건립기금으로 2천만 원을 기탁했다.

“첫 위령제를 올릴 때부터 원불교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희생자가 훨씬 작은 지역에는 위령탑과 공원들이 잘 조성돼 있는데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희생자를 낸 영광에는 아직까지 작은 위령탑 하나 없는 것을 안타까워 한 김정심 영광 교구장께서 교단에 건의해 성금을 주신 것이다. 유족들간에 갈등하지 말고 함께 나아가라는 가르침과 격려로 받아들인다. 감사를 표한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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