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읍 월평리 기천마을에 위치한 기천사는 숙종 30년(1704) 후손들이 사당을 짓고 시조 영정을 봉안해 오다가 영조 24년(1748) 후손들과 향유들에 의해 기천사를 건립하여 배향하였다. 기천사는 고종 5년(1868) 대원군의 서원 훼철령으로 철폐되었다가 1933년 현재의 위치에 건립했으며, 1975년에 말끔히 단장하면서 무령서원으로 부르고 있다. 기천사에는 문안공 김심언(?-1018)과 충절공 김해(?-1419) 등 8위를 배향하고 있다.

당대의 대표적 가문…영광김씨(靈光金氏)

영광김씨 시조 김심언은 영광 서문 밖 기천마을 율정 아래에서 태어났다. 고려에 과거제가 도입된 후 최초의 급제자였던 유학자 최섬 문하에서 학문을 익히고 사위가 되었다. 고려 성종 때 문과에 급제하여 우보궐 겸 기거주가 됐다. 성종 9년(990) 봉사 이조를 상소하여 국정의 유일한 지침이 되게 했다.

「애국론정편」과 「보민권농편」을 저술하여 후세의 정치사상과 제도에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현종 때 우산기상시에 승진되어 예부상어(1011)를 거쳐 현종 5년(1014) 내사시랑평장사에 이르렀으며 서경유수에 임명되고 오성군에 봉해졌다. 김심언은 신라종성의 후예인 경순왕의 넷째 아들 대안군 김은열의 후손이며 김렴의 아들이라고 한다.

김심언이 영광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아 입향조는 그의 부친이나 그 이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현재까지 기록이나 전하는 내용이 없어 시조인 심언을 입향조로 하였다.

영광김씨는 4대가 2품관 이상의 벼슬을 역임한 당대의 대표적인 문벌가문으로 성장했다. 당시 개경에서 김씨들이 거주하는 곳을 평장동이라 불렀다는 것을 보면 그 세력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영광김씨는 7대조 김보당이 명종 3년(1173) 반무인정권 항쟁을 일으켰다가 탄압을 받을 때까지 문벌 관료적 지위를 누린 귀족가문이었다. 호족·학문적 배경에서 발전한 가문으로 김심언과 그의 아들 윤보(화성), 손자 행경 이래 김수녕→김주검→김영부→김보당으로 가계가 이어진다.

김심언 영정

이처럼 영광김씨들은 김심언이 중앙정계에 진출한 이후 약 180여 년간 후손들이 계속 재경 종사하여 명문의 기반을 다졌다.

고려말~조선초기에 주목되는 인물로는 김해(~1419)를 들 수 있다. 김해의 아버지 김용은 공민왕 때 무과에 급제하고 1361년 홍건적의 난으로 왕이 복주(현, 안동)로 남행할 때 호종한 공으로 1363년 호종1등 공신에 녹훈되었다. 김해는 22세 때 무과에 장원급제한 후 여러 지역의 목사를 지내고 1419년에는 갑산병마절도사와 용왕위대호군에 제수되었다. 이때 대마도 정벌에 출정하여 전사하였다.

김운의 아들인 김여경과 김담 등이 있는데, 김여경(1577-1637)은 1627년 정묘호란 때 영광 소모 도유사 신응순 등과 함께 의병 및 군량 등을 모집하는데 협력하였고, 김담(1599-1677)은 1624년 이괄의 난 때 신응순 및 여러 선비들과 함께 통문을 발하고 의병과 군량을 모취하였다.

영광김씨는 영광읍 월평리 월평, 송림리 장동, 군남면 도장리 장고, 금덕, 대마면 월산리 남산, 백수읍 홍곡리 백동, 묘량면 삼효리 등지에 거주하고 있다.

영모재(永慕齋)

영산김씨(永山金氏) 밀성군파(密城君派)

영산김씨의 시조 김영이는 김알지 계보로서 신라 45대 신문왕의 넷째아들 김익광의 후손이다. 고려 때 전객사령을 지냈다. 그의 아들 김길원이 고려 공민왕 때 홍건족 토벌에 공을 세워 영산(충청북도 영동)부원군에 봉해졌다.

시조의 9세손 김영우(예조판서, 오위도총관)가 조선세조 5년(1460)에 영광 읍재로 부임하여 불갑면에 터를 잡게 되었고, 11세 경이 이괄의 난을 진압한 공로로, 중종으로부터 밀성군에 봉해짐으로 밀성군파(영광파) 파조가 되었다.

독립운동가인 김철선생이 이 집안 출신이다. 일강 김철은 1886년 10월 15일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에서 태어나 한학을 공부하고, 1909년 영광사립광흥학교를 졸업, 경성법률전수학교를 거쳐 1915년 일본 명치대학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귀국 후 고향에 은거 중 조선총독부에서 일제통치에 협력해 달라는 갖은 회유와 협박을 뿌리치고 1917년 상해로 망명, 상해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냈고, 한국독립당 14인 이사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18년 8월 상해에서 여운형·선우혁·서병호 등과 함께 신한청년당을 조직하고, 부주무로 기관지 「신한청년」을 발간했다. 3·1운동 직전 귀국하여 손병희와 군자금모집 및 국제정세에 대해 협의한 뒤 대한민국임시정부 구성에 참여하여 제1회 임시의정원회의에서 전라도의원에 선임됐다. 1919년 8월 자금조달과 통신연락 및 독립운동가 양성을 담당하는 교통부의 차장직을 맡았다.

유조선국영산김씨세장원(조선시대 문화재자료 제142호)

1920년 1월 김구 등과 같이 의용단을 발기했으며, 1922년 봄에는 신숙·원세훈·서병호 등과 국민대표회의 준비위원회를 조직했다. 1926년 12월 김구가 국무령에 취임하였을 때 국무원으로 입각했고, 1927년 초 국무위원 집단지도체제로 임시정부의 조직이 바뀐 뒤에는 국무위원으로 선출되어 활동했다.

1930년 7월 조직된 한국독립당의 주요 인물이었으며, 1933년 신한독립당·조선혁명당·의열단과 함께 결성한 한국대일전선통일동맹에 한국독립당의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이듬해 국무회의 비서장에 뽑혔으나, 얼마 후 사망하였다.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되었다. 영산김씨는 불갑면 자비리 삼수동, 모악리 압수, 쌍운리 송정마을 등 영광군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의성김씨(義城金氏)

의성김씨는 경순왕의 다섯째 아들 김석이 고려 태조 왕건의 외손으로 의성군에 봉해졌다.

의성김씨는 8세손 공우의 장자인 용비가 태자첨을 지냈고, 용필은 수사공, 막내 용주는 평장사를 역임하여 명성을 날렸다.

진주김씨(晉州金氏)

김알지의 후손으로 경순왕의 여덟 째 아들인 김추가 진성군에 봉해졌다. 추의 후손에서 천서의 아들 무진이 고려 충혜왕 때 여러 벼슬을 거쳐 집현전 태학사를 역임하고 진양부원군에 봉해져서 크게 명성을 떨쳤고, 그의 맏아들 태는 좌찬성에 올랐다.

입향조 선정은 무진의 6세손으로, 경기도 수원에서 출생하여 동부참봉, 사학훈도, 군기사직장, 상의원주부, 제천현감을 거쳐 1498년 형조정랑(당시 52세)을 지냈다. 무오사화로 인하여 장성군 삼남면 홍정리, 외숙 고습(승문교리)의 집에서 우거하다가 삼북면 어랑리로 입향하였다. 중종 원년(1506)에 조정에서 불렀으나 응하지 않았다. 묘소는 장성군 삼계면 신기리 산 76-6번지에 있다.

청도김씨(淸道金氏)

청도김씨의 시조인 김지대(1190-1266)는 신라 경순왕의 넷째아들인 대안군 김은열의 후손으로 서기 1190년에 시중(종1품)을 지낸 김여홍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고려 고종과 원종대의 명신이다.

시조 영헌공에 대한 행장은 정인지의 「고려사」, 김종서의 「고려사절요」 등에 적혀있는 것으로 고증되고 있으며 고려시대의 명신으로, 청렴결백한 청백리이며 공명정대하게 정사를 수행했던 재상으로 기술되어 있다. 또한 조선 성종 때 대학자인 서거정이 저술한 「동문선」에도 그의 시가 여러 편 실려 있을 정도로 문학사적으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경수재 홍농읍 단덕리 울진마을에 위치한 경수재는 청도김씨의 재각이며, 창건연대는 확인할 수 없다. 재각의 규모는 정면 5칸, 측면 3칸이며 팔작지붕으로 되어있다. 재각의 주변에는 청도김씨 선산이 자리하는데, 원래 재각과 함께 고직사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화재로 소실되어 확인할 수 없고, 중수된 재실만 남아있다.

청도김씨 재각 홍농읍 월암리 월평마을에 위치하고 창건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제보에 의하면, 근대 학교가 건립되기 전에 한문공부를 가르치던 곳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청도김씨 문중에서 매년 4월 5일에 월암리 용골 문중답에서 나오는 소작료로 시제를 지낸다. 시제에는 영광군 월평마을, 광주, 서울 등지의 후손들이 참석한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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