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

‘한반도 통일은 언제 이루어질까?’ 예측해본 일이 있는가? 6.15, 6.25기념일이 있는 6월이다. ‘6.15남북공동선언(2000년)’이 나온 지 21년째다. 6.25한국전쟁(1950년)은 70년 전 일이다. 2000년 남북정상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만나고 금강산 관광길이 열렸다. 금강산 길은 8년간 계속되다 막힌다. 그로부터 10년 후, 2018년 이번엔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남북정상이 만났으나 아직 통일의 길은 첩첩산중이다.

‘동방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예언가, 탄허스님(1913~1983)은 한반도통일에 이런 예언을 남겼다. “월악산의 물가에 달이 비추고 난후, 30년이 지나서 여자임금이 나오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후에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진다.” 해설가에 따르면 월악산 옆 충주댐완성(1983년), 30년 후 박근혜대통령당선(2013년), 그로부터 4년 후인 2017년이 탄허가 예언한 통일의 해란다. 그렇다면 벌써 4년이나 지났다.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미래예측가, 조지 프리드먼은 한반도통일에 무슨 예측을 했는가. 예측은 예언이 아니다. 과학적 사실과 논리적이고 확률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한다. 반면 예언은 신적인 영감이 바탕이다. 프리드먼은 한반도통일이 머지않다고 예측한다. “미국은 한국통일에 대해 다른 대안이 없고, 중국은 북한을 통제 못하니 반대할 이유가 없고, 일본은 기뻐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다”.

‘중국이 북한을 통제 못 한다’는 그의 관점이 지금도 유효할까. 한국통일과 일본앞날에 대해 긍정적인 프리드먼은 ‘중국 대망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중국경제는 10년 내 위기를 맞고, 일본은 10년 후 아시아 최대강국으로 다시 떠오를 것이다.” <넥스트 디케이드 ; The Next Decade / 2011년 7월15일 한국어판 출간>란 미래예측서에서 10년 전에 한 말이다. 그가 말한 ‘10년 후’라는 시점이 바로 올해다.

프리드먼은 정치 경제 군사 분야의 세계적 싱크탱크 스트랫포의 설립자이자 유료구독자가 220만 명이나 되는 정세예측보고서를 쓰고 있는 국제정세 분석가다. 올해, 중국은 ‘일일소득 6달러 미만의 10억 빈민층 불만이 폭발할 위기’에 이르렀는가? 지금 일본은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강국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프리드먼이 변화속도를 너무 빠르게 계산했나, 아니면 국제정세의 흐름이 방향을 바꾸었을까?

미래예측이 큰 흐름을 아무리 잘 보여주더라도 시간예측에 실패하면 공상소설처럼 되어버린다. ‘언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는 식의 예언은 아니지만 100년 인생을 사는 인간세계에서 <100년 후> 미래예측은 너무 길다. 탄허스님은 ‘일본국토의 3분의 2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는 ‘미래일본 침몰설’, ‘중국은 여러 민족 간의 갈등격화로 여러 개 나라로 분열된다’는 ‘중국 분열설’도 예언(?)했다. 시한이 없는 이 예언들은 그냥 설(說)로 들린다.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세계경제학자들은 큰 비난을 받았다. 지금도 중국의 경제버블이 언제 꺼질지, 한국의 부동산거품이 언제 터질지 시간예측이 엇갈린다. 이제 ‘한국통일은 10년 내 이뤄질 것이다.’ 나름대로 시간예측을 해본다. 왜 ‘10년 내’인가? 세상이 30년 주기로 큰 획을 그으며 나아간다는 전제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30년 되는 시점이 2030년이다.

내년 3월 9일엔 대선, 6월 1일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미래한국을 이끌어갈 리더를 뽑는 날이다. 미래예측서는 리더가 읽어야할 책이다. 제대로 미래를 이끌 리더를 뽑으려면 유권자 시민도 예측서를 읽어야한다. 공상소설처럼 미래예측서를 바둑 복기하듯 열심히 읽는다. 미래 보는 눈이 조금 밝아진 느낌이다. 내년에 누가 당선될지 예측해 일기장에 기록해본다. 몇 개월 후, 예측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다.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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