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이면 으레 적잖은 사람들의 이름이 떠오르고 사라집니다. 헌데 이번 엔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민주당)에서는 정세균·이낙연·이재명에 이어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두관·이광재·박용진 의원에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까지 가세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야권입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 힘 소속 주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홍준표·하태경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목을 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윤 전 총장이 시간을 끌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뜨고 있습니다. 김동연 전 부총리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신생 정당도 아닌데 경쟁력 있는 대선 주자가 없어 외부 인사에 목을 매는 모습이 참으로 딱합니다.

조순·고건·반기문 등 관료 출신들은 초반 반짝 하다 사라지기를 거듭했습니다. 공직과 정치판은 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뛰어드는 순간 보이고 싶지 않은 많은 것들이 파헤쳐지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적인 공직과 온갖 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은 생태계 자체가 현저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별’은 ‘별똥’이 되어 사라진 것입니다. 민물고기가 바다에서 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현상이지요.

윤석열은 대선 출마 선언도 하지 전에 국민의 힘으로부터 입당 압박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입이랄 수 있는 대변인이 떠나버렸습니다. ‘X-파일’도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도는 약과일 것입니다. 본격적인 검증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으니까요. 최 감사원장이나 김 전 부총리도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는 순간부터 윤 전 총장과 다르지 않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윤석열·최재형·김동연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에 임명받았습니다. 강제 하차 조치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문 대통령에 의해 큰 벼슬을 한 분들이지요. 그런데 모두 문 대통령의 뒤통수를 치겠다고 달려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 힘은 빨리 뒤통수를 치라고 이사람 저 사람에게 바람을 넣고 있는 형국이기도 합니다. 내부 인사로는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고 후속 조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론조사는 국민의 힘이 민주당 보다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힘 내부에서조차 내년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 기대하고 있는 후보자들이 모두 공직자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공직에서는 ‘프로’였을지 모르나 정치에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입니다. 상당기간 적응기를 갖고 도전한 이회창도 연거푸 실패한 역사를 썼습니다. 정치판에서는 정치인이, 공직사회에서는 공직자가 프로가 아닐까요?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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