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오늘은 광각, 표준, 망원렌즈란 무엇인가입니다.

렌즈는 빛을 굴절시켜 촬상면(필름이나 센서와 같이 빛을 기록하는 면)에 맺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렌즈 안에서 굴절된 빛이 모이는 지점을 제 1주점, 모인 빛이 촬상면을 향해 다시 퍼지는 지점을 제 2 주점이라고 하는데 이 중 제 2주점부터 촬상면까지 거리를 초점거리라고 합니다. 렌즈는 초점거리가가까울수록 광각, 멀수록 망원 화각을 담습니다.

문제는 촬상면의 크기입니다. 요즘은 어떠한 렌즈든 35mm 필름 카메라로 환산한 초점거리를 표기하기 때문에 대략 어느 정도 화각인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름 크기가 제각각 이었던 예전에는 초점거리만 가지고 화각을 계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기준이 바로 표준화각입니다.

▲ 캐논의 광각 줌렌즈 EF 11-24mm F4L USM

표준화각은 사람의 눈으로 본 것과 같이 원근감이 자연스러운 화각입니다. 표준화각은 촬상면의 대각선 길이와 비슷한 초점거리를 말합니다. 그래서 촬상면의 면적이 좁으면 표준화각 렌즈의 초점거리도 짧고 면적이 넓으면 초점거리가 깁니다. 35mm 필름의 대각선 길이는 약 43.4mm입니다. 그래서 초점거리가 45~50mm 가량인 렌즈가 35mm 필름 표준화각 렌즈인 것입니다. 이 표준 초점거리를 기점으로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광각, 멀수록 망원화각이 됩니다.

▲ 초점거리에 따른 화각 변화

광각렌즈는 넓은 영역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특징은 과장된 원근감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백미러에서 ‘사물이 보이는 것 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백미러가 광각렌즈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광각렌즈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물간의 거리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줍니다.

망원렌즈는 좁은 영역을 보여줍니다. 또한 광각렌즈와 반대로 사물간 거리가 매우 가까운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야구나 축구 중계방송을 보면 선수 바로 뒤에 광고판이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것이 망원렌즈 특유의 압축효과로 인한 것입니다.

The fine day.김형식 사진작가

이렇게 화각에 따라 나타나는 공간감이 다르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는 이를 고려해서 렌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줌 렌즈는 촬영자로 하여금 렌즈 화각을 바꿔 이러한 차이를 표현하기보다 한 장소에서 편하게 촬영을 하도록 만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초점거리별로 달라지는 이미지를 이해한다면 보다 다양한 표현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The fine day.김형식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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