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잠깐이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상당히 부대꼈을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그냥 지나가고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도, 추위와 더위도, 기대와 실망도, 만남과 헤어짐도 무덤덤하게 지나칩니다. 삶이 코로나 19에 묻힌 듯 세월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나 지났는지, 언제쯤 일상이 회복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조차 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지도 잊었습니다. 언제쯤 회복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희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많이 고통스러웠고, 걱정스러웠습니다. 떨어져 살아가는 부모형제, 친·인척들의 안부도 살폈습니다. 이젠 그 고통과 걱정도,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조차 사라지려 합니다. 그야말로 세월만 무심히 흘러가고 있을 뿐입니다. 오직 날카롭게 와 닿는 것은 코로나 19 관련 소식들뿐입니다. 이제 그것마저 무덤덤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포기할까 두렵습니다.

언뜻 이렇게 서로를 잊고,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세월을 이렇게 무덤덤하게 그냥 흘려보내는 것은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름에 겨울을 준비했습니다. 모두에게 부끄럽고 미안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거의 매일 연락하고 자주 만나던 사람들의 얼굴을 잊을 정도가 돼버렸습니다. 문득 안부조차 살피지 못해 미안하던 마음조차 사라지려합니다. 가슴이 아려옵니다.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면서도 겨우 전화 한 통화 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것마저 게을러지고 있습니다. 이게 뭡니까? 겨우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을 핑계로 친·인척도, 친구·친지들도 멀리하며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하다니요. 인류가 만물의 영장인가에 의구심을 금치 못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 인류의 나약함을 깨달은 것은 수확이라 하겠습니다. 살고 싶은대로, 멋대로 살 수 없음도 알았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내년 대통령 선거 경선 분위기는 그런대로 살아있어 다행입니다. 영광 출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변동은 우리에게 민감하게 다가옵니다. 이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9월경이면 이재명 지사를 추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영광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입니다. 아직은 2위지만 무사히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길 기대합니다.

다행히 벼농사는 대풍을 기대해도 좋답니다. 우리 영광 출신 이낙연 전 대표의 경선 결과도 ‘대풍’이길 기대합니다. 이 전 대표가 ‘표 풍년’을 맞아 민주당 후보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나아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년여 세월동안 코로나 19로 지친 심신이 말끔히 회복될 것으로 믿습니다. 영광 출신 대통령 탄생의 꿈이 실현되는 날을 기대하며 고통스러운 세월을 이겨내시길 빕니다. 길도 어두운 밤일수록 새벽 빛은 찬란하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