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 정부에 좌천되었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을 하면서 부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장, 지난 2019년 7월, 검찰총장까지 검찰엘리트로서는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일으키며 지난 3월 4일 총장직을 사퇴하고 117일 만인 지난 6월 2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국민의힘에서 대선후보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윤 전 총장의 대선후보 행보를 둘러싸고 많은 구설들이 나오고 있다. 그 배경으로 윤 캠프의 정치적 훈련 및 선거 경험 부족, 대중과의 소통능력 부재가 직접적 원인이겠지만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이해 부족, 한국현대사에 대한 역사의식 부재, 무엇보다 엘리트검찰 출신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지난 7월 18일, 윤 전 총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소위 ‘오징어잡이’ IT노동자들의 살인적 장시간 고강도 노동뿐만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권 신장의 역사 및 시대의식에 전혀 무지한 발언이다. 또 지난 9월 23일,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대선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보지 못했다”고 말해, 절반이 넘는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 한국사회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부동산인데 집없는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제도 자체에 대한 무지뿐만 아니라 부동산문제 해결 의지 및 역량 없음을 그대로 드러낸 발언인 것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자기 지지그룹을 의식한 발언이겠지만, 지난 10월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테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고 말해, 여야 정치권과 5.18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는 “바닥을 알 수 없는 무지와 저급한 역사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미 대선주자의 자격을 잃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엘리트검찰은 사실 사법고시 합격 이후 소위 평생을 ‘영감’소리를 들어가며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고 대변하기보다 범죄수사 및 공소제기 등 시민들의 삶을 좌지우지 할 만한 판단과 결정을 반복하며 특권의식을 갖게 되고 직무수행과정에 은밀하고 다양한 정보 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 인적네트워크까지 갖게 된다. 이러한 엘리트검찰이 큰 공백없이 바로 정치권에 들어가 선거에 나서고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어 선출직의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일은 사실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본인의 정치적 야망과 당선, 권력 유지를 위해 검찰직무수행 과정 상 얻은 정보와 네트워크를 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며, 아직 검찰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 그들의 엘리트의식이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다양한 사회 공통문제를 해결할 선출직의 책무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 상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을 3년으로 두고 있다. 비록 헌법에 보장된 공무담임권에 일부 위배된다 하더라도 이 조항을 준용 검찰엘리트 출신의 정치권 진입을 최소 3년은 막아두는 입법이 향후에 필요하다고 본다.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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