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은 이재명, 국민의 힘은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양대 정당의 후보들은 그런대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나름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출된 후보들은 선거일인 내년 3월 9일 까지 완주할 수 있을 것인가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두 정당은 모두 “우리 후보는 문제없다”고 주장하겠지요.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는 두 후보 모두 중간에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대장동 의혹’,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양측 모두 “너는 죄가 있고 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쳇말로 ‘내로남불’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정황상 ‘대장동’과 ‘고발사주’ 의혹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한다는 양당의 대통령 후보가 법적 처벌을 받고 낙마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사상 처음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국민은 없습니다. 또한 그만큼 불안합니다. 정당은 마땅히 국민에게 떳떳한 후보를 내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왜 양쪽 모두 낙마를 걱정해해야 하는 후보를 내세웠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당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정당의 당원들조차 선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가운데 “이재명은 죽어도 찍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 당원들의 이탈 현상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우리 정당사에 후보 선정 후유증이 이처럼 심각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경선이 끝나면 모두 ‘원팀’으로 본선을 치렀습니다. 객관적으로 위험요인이 가장 많은 후보를 선정한 적도 물론 없습니다.

정당의 발전은 민주주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탄핵으로 망한 ‘국민의 힘’의 선택은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깜’은 분명 아니지만 자기를 발탁한 대통령을 배신, ‘스타’가 된 윤 전 총장에 의지, 정권을 잡겠다는 얄팍한 속셈이 보입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은 ‘고구마’보다 우선 시원한 ‘사이다’를 선택한 것은 70년 전통의 민주당답지 못한 선택이란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하여간, 민주주의 공화국의 국민으로서 형사소추 위기를 안고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힘든 결단입니다. 후보 선출에 불만을 품은 민주당과 국민의 힘 당원들의 이탈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당선될 것입니다. 양측 모두 후보에 대한 형사 소추는 국회의원 숫자만큼이나 큰 힘으로 막아낼 것이기 때문이지요.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합니다. 쓰레기통에서도 꽃은 필까요?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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