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염증과 류머티스성 관절염의 공통점은 'Aa박테리아' 감염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 잇몸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연구팀이 두 질병에 공통된 세균의 정체를 규명했다.

20일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그동안 만성 잇몸 염증과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류머티스성 무릎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환자 등의 50% 안팎이 만성 치주염을 앓고, 거꾸로 치주염 환자의 상당수가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앓는다는 역학적 조사 결과들은 많았다. 이미 1900년대 초부터 두 질병 간 상관관계가 거론됐다.

이후 과학자들은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한 곳에 침입하면 인체의 과잉 면역반응을 유도해 다른 부위에서도 이로 인한 염증질환을 일으키는 것을 그 원인으로 추정해왔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 등 일반 관절염과 달리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이런 잘못된 과잉면역반응으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으로 난치병이다.

그동안 이 세균의 정체는 수수께끼였다. 근년엔 치주염 환자에게서 발견된,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박테리아가 주범일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으나 여러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관련성이 입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존스홉킨스의대 펠리페 안드레드 교수팀은 '아그레가티박터 악티노마이세템코미탄스'(Aa) 박테리아가 치주염과 류머티스성 관절염의 공통 원인인 것으로 규명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질량분석기법 등을 이용해 잇몸병 환자들과 건강한 사람들의 구강 미생물들과 잇몸틈새액 속 항원들을 하나하나 관련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른 구강 세균은 관계없고 오직 Aa균에 감염될 경우에만 시투룰린화라는 과정을 통해 변형 단백질이 과잉 생성되는 것을 발견했다.

시투룰린화 단백질 과잉은 인체 면역체계를 과잉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항체가 세포를 공격하는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이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의 특징과 일치한다.

연구팀은 또 유전적으로 류머티스성 관절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실제 발병하는데 가장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Aa균 감염임도 밝혀냈다.

안드레드 교수는 "우리는 오랫동안 숙제였던 퍼즐의 남은 몇 조각을 이제 맞추게 됐다"면서 이번 발견은 치주염뿐만 아니라류머티스성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 중 약 절반에게서는 Aa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류머티스성 관절염의 원인이 Aa균 뿐만 아니라 폐와 대장 등 인체 다른 부위에서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세균들과도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가장 흔한 잇몸 염증 질환 예방이 류머티즘 예방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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