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이런 대통령 선거는 처음 본다. 지역·나이·성별·직업 불문하고 모든 국민들이 이번 대선 과정을 들여다보며 이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왜? 거대 양당 후보들의 장점보다 흠집만 돋보이고 있어서다. 누가 더 좋은 대통령, 착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가려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후보의 목소리는 공허하다. 공약보다 선거대책위원회에 누가 참여하는가가 더 크게 들린다.

후보들은 매일 공약을 쏟아내고 있을 터다. 그러나 이를 기억하는 국민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언론 매체를 통해 매일 귀 따갑게 들리는 대선 관련 뉴스 가운데 기억나는 공약은 없다. 대신 선거대책위원회에 누가 참여했다거나, 내정 했다가 ‘부적절’ 여론에 사퇴했다는 뉴스만 기억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과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하는 말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윤석열 후보는 ‘부적절’한 말을 하고, 취소와 번복, 사과를 거듭했다. 기억나는 공약은 거의 없다. 스스로 공약을 개발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시켰다. 상대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영양가’있는 공약을 많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대장동과 형수 욕설, 김부선 스캔들 등 과거사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미의 힘 선거대책위원회에 누가 참여하는가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언론은 대부분 보수 성향을 띄고 있다. 구태여 진보 성향의 언론을 꼽는다면 한겨레와 경향신문, 그리고 소수의 유튜브가 전부다. 유튜브도 극단적 보수 성향이 훨씬 많다. 선거대책위원회에도 이재명 후보 측은 ‘선거의 달인’이라 할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 누가 총책임자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윤석열 측은 자타가 공인하는 ‘선거의 달인’ 김종인 박사가 있다. 그는 과거 선거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긴 것이 대표적이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지만 판세는 윤석열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보니 참여하는 인사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과거 민주당 측 인사들, 광주·전남의 정치인들도 상당수 ‘전향’했다. 박주선과 김동철, 김경천 등 광주가 텃밭인 인사들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도가 70% 턱걸이 수준일 정도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에서 이 정도면 이 후보의 당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해법은 많지 않다. 광주·전남의 민심을 잡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민심을 잡을 카드도 거의 없다. 유일한 카드는 이낙연 전 대표(NY)다. NY ‘카드’는 광주·전남은 물론, 전북 지역까지도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 언젠가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NY의 이재명 캠프 참여는 광주·전남인들의 공감을 전제로 한다. 최소한 ‘삼고초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NY가 나서 광주·전남의 지지를 극대화하는 길만이 이재명과 민주당의 대선 승리 공식이다. 오늘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호남은 다시 ‘마이너’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양당의 후보, 이재명과 윤석열의 누가 더 좋은 후보냐는 싸움은 의미가 없다. 물론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판세다. NY가 전면에 나서 선거를 총괄, 김종인과 맞대결하는 길만이 유일한 승리 공식이라 확신한다.

광주·전남인 20% 정도가 NY의 경선 실패, 이재명의 경선 성공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표심을 돌려놓지 못할 경우 결과는 뻔하다. 더욱 이재명 캠프에는 김종인에 맞설 ‘선거의 달인’도 없다. 전남 출신이지만 전남에서 욕을 먹는 송영길의 캠프로는 김종인 캠프를 이길 수 없다. 이낙연이 나서 광주·전남의 민심을 다잡는 것이 이재명과 민주당에 승리를 안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이유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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