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군은 올해 8월부터 e-모빌리티 이용 및 안전시설 설치사업을 시작하여 전용차로 2개 노선, 우선도로 4개 노선 총 연장 3.11km를 준공했다. 이에 대해 본보는 ‘자동차 길의 꼽사리’라며 ‘무늬 뿐인 e-모빌리티 시티 영광’이라고 지적했다(8일자 1면). 이같은 지적에 영광군은 ‘급증하는 PM이용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e-모빌리티 선도도시로서 운행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 행정의 일환’이라는 반박성 보도자료를 내놨다.

PM 뿐만 아니라 노약자·장애인 전동휠체어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교통이동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약자 배려 기반시설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용하기에는 부족하고 다소 위험해도 ‘e-모빌리티 전용(우선)’이라는 표시만으로도 어느 정도 안전은 확보할 수는 있다. 그러나 ‘e-모빌리티 우선도로’는 여전히 주차장일 뿐인 것이 현실이다. ‘무늬만 e-모빌리티 우선도로’라는 지적이 잘못된 것인가 되묻는다.

영광군은 ‘열악한 도로 여건과 주차문제, 도로 주변 상가에 미칠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한 분석이 다소 부족한 측면은 추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로는 이용자의 안전이 가장 먼저 확보돼야 한다. 특히 e-모빌리티의 대표격인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자동차와의 충돌사고는 생명을 위협하기 충분하다. 달리는 자동차가 덮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이유다. 사후약방문으로 도실릴 수는 없다.

영광군 관계자에게 묻는다. 현재의 ‘e-모빌리티 전용도로’는 자동차로부터의 안전이 완전하게 확보하고 있는가? 음주, 혹은 고장으로 인한 인명 살상 위험이 없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 당신의 아이가 그 곳에서 안전하게 e-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 대단히 죄송하지만 고장이나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 위험은 대단히 크다고 본다. 큰 댐도 모래알 이 하나 둘 빠져나가면서 붕괴된다는 사실을 되새겨보기 바란다.

특히 ‘e-모빌리티 우선도로’는 여전히 자동차들이 차지하고 있다. 주차를 하지 못하게 계도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단속해서라도 e-모빌리티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묻는다. 예산을 들여 만든 ‘e-모빌리티 우선도로’에는 여전히 주차된 차들로 가득하다.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현장을 뛰며 해법을 찾아주길 부탁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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