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습니다. 새해가 되면 막연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로 들뜨는 것이 보통입니다. 헌데 착 가라앉은 느낌으로 담담하게 맞았습니다. 코로나 19와의 생존을 건 싸움을 피할 수 없어서입니다. 일상이 코로나와의 ‘전쟁’인 세월이 벌써 3년째를 맞습니다. 지난 2년간 우리는 정기적이거나 부정기적 만남을 포기했습니다. 보고 싶어도 보지 않는 것이 상식이 돼버렸습니다. 오직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비인간적’ 삶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 19가 어디에서 시작됐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구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인류가 지구를 함부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가 울린 지 오랩니다. 하지만 인류는 무시했습니다. 물을 낭비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렸습니다. 물과 공기, 땅을 오염시켰습니다. 자연을, 생태계를 교란시켰습니다. 인류 스스로 삶의 터전인 지구를 오염시켜 그 생명을 단축시킨 것이지요.

뿌린 대로 거둔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19의 창궐도 인류 스스로 지구를 함부로 사용한 부작용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발원지가 중국이네 아니네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코로나 19로부터 인류의 생존을 지키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일 뿐입니다. 특정 나라나 인종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류 전체, 세계 모든 나라 공통의 과제입니다. 특정 국가만 방역을 잘 해서는 이겨낼 수 없습니다. 백신도 치료약도 모든 인류에게 충분히 공급돼야 합니다.

코로나 19를 지구를 함부로 사용하는 인류에 대한 경고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지구를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는 각성과 실천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나만,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 세계 모든 나라가 함께 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생명력을 잃어가는 물과 흙, 공기를 깨끗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지구가 편안해야 인류가 편안하다는 각성을 촉구합니다. 코로나 19는 나만 잘 살겠다는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를 연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1년만 더 참고 견뎌내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말이 새해 어떤 선물보다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물론 지구를 더 깨끗이 사용할 것과 철저한 방역, 백신과 치료약 개발 등을 전제로 한 예측일 것입니다. 모든 인류, 모든 나라의 적극적 협조가 없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믿습니다. 인류는 천연두·콜레라·티푸스·뇌염·홍역 등을 극복한 역사를 썼으니까요.

그러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각성입니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균들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빙하 속에 갇힌 세균들이 빙하가 녹으면서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는 벌써 나와 있습니다. 지구의 생명을 단축할수록 코로나 19보다 훨씬 세균들이 언제 어디에서 튀어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류 최대의 과제는 어떻게 지구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입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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