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이 뒤숭숭하다. 그렇지 않아도 연말이면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탄핵 정국이라 그 정도가 예년보다 심하다. 당연히 국민은 불안하다. 나라는 사실상 혁명적 상황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국민의 불안을 달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 불안을 달래는데 앞장서야 할 사람은 황교안 권한대행이다.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해야 하는 대통령 의 권한을 대행을 맡았기 때문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민으로부터 탄핵 당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 당연히 박 대통령의 지시나 의견을 따른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처신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적 이유로 국회에서 탄핵 당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한대행을 맡은 고건 전 총리와는 입장이 현저히 다르다. 그런데도 마치 대통령과 같은 행보가 엿보인다. 인사권을 행사하고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을 바라는 것 같은 행보다.

더욱 광장의 시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신뢰를 받고 있는 야당과의 협치를 교묘히 피하고 있다. 새누리 당과 민주당, 국민의 당 등 3당의 협치 요구를 각 당과 개별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사실상 정치권과의 협치를 거부한 것과 다름없다. 2개월이 될지 6개월이 될 모르는 기간 동안 대통령 놀음을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정권 자체가 탄핵 당한 상황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으로서는 정치권이 거부하드라도 협치를 요구해야 할 입장이다. 부도덕하고 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는 입장이다. 대통령 놀음을 해서는 안 된다. 광장의 시민들이 원하는 권한대행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것은 정치권과의 협치 외에는 없다. 박 대통령의 의중보다 광장의 준엄한 명령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따라야 한다.

특히 경제 문제는 심각하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인한 우리의 피해는 점점 피부에 와 닿고 있다. 그 피해를 막는데 우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엄중한 시기를 잘 풀어나간다면 황 권한대행으로서는 더 큰 것을 얻을 수도 있다. 청와대를 보지 말고 국민만을 보아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는 충고다. 현실을 직시하고 즉각 정치권의 협치 요구에 응하기 바란다. 마비된 청와대를 보지 말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라. 을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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