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말한다.

“불가의 3보(寶), 법(法)·불(佛)·승(僧) 가운데 ‘법’과 ‘승’이 조합된 지명이 ‘법성’이니 ‘법성포’는 불연(佛緣) 짙은 고을”이라고.

▲대덕산에서 바라본 법성포 2010. 국립민속박물관 사진자료

▲법성포 해문(海門)이 된 영광대교 해수면의 바다 안개, <대교해무(大橋海霧)> 2019

“용안면 법성리”

“용안면 법성(法聖) 리 : 법성 마을-....자명사가 있어 붙여진 이름····”

-익산시 용안면 홈페이지

우리나라 시군구 지명 가운데 법성을 쓰고 있는 행정지명은 영광군 법성면과 전라북도 익산시 용안면 법성리가 있다.

익산은 백제가 도읍을 옮긴 땅으로 불교유산이 많은 지역이다

“성촌에서 고법성까지”

“····삼국시대 군. 현과 지명이 속언으로 부르게 되었고, 그것이 갈수록 와전되어 후세 사람들이 상고할 길이 없게 되었다. 신라 경덕왕이 그 이름의 야비한 것을 못마땅해 여겨 모두 바꾸었으며, 미쳐 고치지 못한 곳은 고려 성종이 좋은 이름으로 바꾸면서 관(關)·역(驛)·강(江)·포(浦 )의 이름까지를 모두 고치게 되었으니 이 또한 왕정(王政)의 일단이리라.”

「동사강목」 제6下 안정복 1778년(정조 2)

▲「고려사」 세가 권3 이미지 출처 :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계사년 겨울 11월 주·부·군· 현 및 관·역·강·포의 이름을 고쳤다.”

「고려사」 세가 권3 성종 11년(992) 11월 지방행정단위의 명칭을 고치다

“성종 12년(993) ····부용포【이전의 이름은 아무포로 영광군 부용창이 있다.】”

「고려사」 권 79 지 식화 조운

백제시대 영광군의 지명이 <무시이군> 이라 하였듯이-「세종실록지리지」 백제시대 <법성면>의 지명도 있었겠지만 전래되는 문헌이 없고, 백제시대 유적만 용성리 성촌마을에 <백제토성>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헌들에서의 지명 흐름에서 지금의 <법성면>은 신라 경덕왕때 <아무포>라 하였고, 고려 성종 때 <부용포>라 하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위치가 와탄포를 끼고 있는 지금의 입암리 고법성이다.

제5화 언제부터 <법성포>라고 했을까?

백제시대 법성 지역의 치소는 백제 토성이 있는 용성리 성촌 지역임이 자명하다.

▲백제 토성이 있는 용성리, 법성면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법성면의 백제시대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앞글에서 부용포 이전의 신라시대 지명을 아무포라 단정함에는 다른 견해도 있을 수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 에는 진량부곡이 기록되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진개부곡이라는 지명과 함께 그 위치가 구체적으로 군의 북쪽 22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군북 22리는 지금의 월산리 월계지역이다.

“이제 살펴 보건대, 신라가 주군을 설치할 때, 그 전정(田丁)이나 호구가 현에 미달하는 곳은 향(鄕)을 두기도 하고 부곡(部曲)을 두기도 하여 소재(所在) 읍(邑)에 속하게 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주목 고적 조

따라서 백제시대 고을 치소가 월계지역에 이르러 통일신라시대 부곡으로 고을 치소가 되었을 것이라는 추리도 가능하나 부곡의 성립시기와 성격에 여러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 본난에서는 문헌상의 지명 위주로 서술하였다.

처음 등장한 지명 ‘법성포’

고려 시대 정사(正史)에 등장하는 아무포와 부용포라는 지명은 고창군 대산면과 영광군 대마면에서 발원하는 와탄천을 따라 흐르고 흘러 지금의 법성포에 이르러 새 이름이 된다.

그래서 법성 사람들은 부용포가 자리했던 곳을 ‘고법성(古法聖)'이라 불렀다. 조선 정조 때 발간한 「호구총수」에 이 지명이 나온다. ’진량면 고법성‘이라고...

지금의 법성포는 새로 생긴 법성, 즉, ‘신법성’(新法聖)이고 고려시대 부용포가 있었던 입암리 고법성은 한자 뜻 그대로 옛날 법성이라는 뜻이다.

▲입암리 고법성 부용창이 있었던 고법성 앞 농경지가 1928년 이전에는 모두 바다였고, 고법성 앞 바다 건너 백수 장산리에는 고려 시대 지명이 아직도 남아 불리고 있다.

“법성포 만호 하소는 적선이 지나가도 미쳐 쫓아가 잡지 못하였으므로 탐진포 만호 노지충과 함께 각각 장형 1백 대를 가하여 돌산포 수군에 충당하였다.”

「태종실록」 15권, 태종 8년(1408) 1월 22일 자 2번째 기사

법성포가 우리나라 정사에 처음 등장하는 「태종실록」에 실린 기록이다. 조선이 건국되고 16년 뒤의 기록이다. “법성포 수군만호 하소라는 사람이 해적선을 쫓아가 잡지 못해 곤장 100대를 맞고 지금의 여수 돌산포 수군부대 졸병으로 강등되었다”라는 기록이다.

“두 왕조의 매향사실을 한 비에 새긴 입암리 매향비”

이렇게 법성포 만호가 강등되고 2년 뒤, 입암리 고법성에서는 아주 큰 고을 행사가 있었다.

매향비를 세운 것이다.

이 비는 1371년, 고려 공민왕 때 세운비인데, 이로 부터 39년 뒤인 조선 태종 10년, 법성포 만호가 강등되고 2년 뒤인 1410년에 고려 때 세운 매향비 뒷면에 비문을 세긴 비이다. 매향비 하나에 고려와 조선 두 왕조에 걸쳐 매향한 사실이 앞 뒤 비문에 새겨 있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224호(2004. 9.20)로 지정되어 있다. 영광군 사진자료

▲계선주로 알았던 이 비는 1986년 「법성향지」를 편찬하기 위한 자료 수집과정에서 중요문화재임을 확인하였다. 2017년부터 출향 향우들이 제를 지내고 있다.

이렇게 법성포는 조선의 개국과 함께 새 장을 열고 새 역사를 이어간다.

법성문화진흥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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