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입니다. 모든 전통적 세시풍속이 그러하듯, 그냥저냥 넘어가네요.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했음을 실감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이 정신없을 정도로 빨리 변해 가는데 코로나 19가 우리의 과거를 모두 지워버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현대화’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과거를 지우는 것을 현대화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고약하기 짝이 없는 코로나19란 녀석(?)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바꿔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설날 가족 간의 만남조차 막지 못해 안달할 정도였습니다. 쥐불놀이로 대표되는 정월대보름은 정말 신명나게 놀아보는 명절이었습니다. 부럼 깨물기, 나물과 오곡밥 먹기, 연날리기, 고싸움놀이, 쥐불놀이, 풍등 날리기, 달집태우기, 더위팔기 등···. 정말 너와 나, 남과여, 이웃동네 까지 어울림의 축제였습니다.

그 있는 자와 없는 자, 남녀노소가 한데 어울려 신명을 돋우는 정월대보름이 전설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의·식·주를 비롯한 전통문화를 버리는 것이 현대화인지 묻습니다. 소위 출세하고 부자가 됐다는 사람들은 대대로 살아가던 고향 땅을 버리고 도시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선조의 묘까지 옮겨가고 있습니다. 고향을 버리는 것이 ‘출세’의 열매나 되는 것처럼 돼가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세상이 변하기는 많이 변했음을 실감합니다. 애국 애족과 조국 발전, 평화와 통일, 자랑스러운 과거와 밝은 미래 비전이 있어야 할 자리에 거짓과 무능, 추악한 과거와 무식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역대에 없던 ‘비호감 대선’이란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정책 경쟁은 보이지 않고 진영 대결만 보입니다. 검사들이 판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습니다. ‘조국발전’과 ‘민족통일’이라는 우리의 소원은 아예 볼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이 수상합니다. 90%는커녕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저는 보수 언론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언론’의 탈을 쓰고 보수 야당 후보 당선시키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조·중·동이 앞장서고 그 뒤를 종합편성 채널들이 받치고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거의 하루 종일 ‘종편’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종편’들이 이분들을 자연스럽게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 지지자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개표 막판까지 윤보선에 뒤졌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개표한 전남에서 뒤집어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전남과의 약속인 ‘중농정책’ 대신 경부 축의 공업화에 치중, 호남엔 빈곤만을 안겼습니다. 국민의 당의 뿌리는 박 전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광주·전남이 국민의 당 윤석열 후보 당선의 1등 공신 역할을 하겠다고요?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광주·전남이 어리석은 역사를 다시 쓰지 않아야 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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