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곧바로 지방선거전이 열린다. 진즉부터 불이 붙었을 지방자치 선거가 이제야 시작되는 것이다. 지역민들에게 지방선거는 대선 못잖게 중요하다. 그만큼 관심도 많다. 중앙정치권이 대선 기간 지방선거 운동 자제를 요구했다. 더불어 민주당 공천이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출마자들은 공개적 행보를 자제했다. 그러나 대선 기간 중에도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물밑에서 치열하게 움직였을 터다.

지역민들에게 자치일꾼 선거는 대통령 선거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만큼 관심도 많다. 예전 같으면 진즉에 선거전이 활발하게 펼쳐졌을 터다. 중앙정치권이 공천권을 무기로 자치 일꾼들의 발목을 잡은 현실이 이해는 가나 동의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은 멀리 있다. 그러나 자치일꾼들은 가까이 있다. 가까이 있는 만큼 관심도 크다. 실제 지역민들에게는 자치일꾼 선거는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번 지방선거 운동 기간은 3개월도 채 안 된다. 후보자들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기에 부족한 감이 있어 아쉽다. 지루하게 펼쳐진 대선 피로감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민들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 관심이 떨어진 만큼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도 부실해질 가능성도 크다. 중앙정치가 지방자치를 좌우하는 현행 지방자치제도가 낳은 병폐다.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의 끈을 놓지 않는 제도적 병폐는 지방자치의 발전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선출된 자치일꾼들은 지방자치에만 열중해야 한다. 그러나 공천을 받아야 당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앙정치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제도적 결함은 자치일꾼들을 중앙정치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이 자치일꾼이 아닌, 정치인인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자치일꾼은 자기 소신과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과는 달라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보다 지역의 갈등을 해소하고 조정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극단적 발언이나 행동은 정치의 영역이다. 자치일꾼이 자기의 의견을 ‘소신’으로 포장, 극단적 언동을 하는 것은 중앙정치와 지방자치를 혼동케 하는 제도가 낳은 부작용이다. 지역민들도 자치일꾼의 역할에 대한 오해가 없어야 한다. 중앙정치가 지방자치를 좌우하는 현행 지방자치법의 개정을 촉구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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