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60여년의 국가경영과 국정상황을 되돌아 볼진데 4·19, 5·16, 10·26, 12·12, 5·18, 6·29 등을 경험했지만 이번처럼 국정이 비상식적이고 혼란스러운 때가 없었던 것 같다.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는 과정을 지켜본 온 국민들의 심정은 참으로 참담했다. 일상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분노한 학생들과 휴일을 반납한 직장인들은 거리로 나섰다. 상식이 무너졌기 때문이리라. 박근혜 대통령이 주변관리를 재대로 하지 못해 그 언저리 사람들은 제 배불리기에 혈안이었다. 많은 국가 예산까지도 ‘문화융성’이라는 포장을 두른 채 못된 짓을 서슴지 않아 국민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과 또 그 정부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나버린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은 정국운영의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리의 건전한 상식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생각해보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딱딱한 책상과 싸움하며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한 젊은이들의 심정을. 책에서 배운 것 과는 너무도 다른 사회상에 다친 가슴을. 이제 그 상처를치유해야 한다. 어른들의 몫이다.

정치는 당리당략으로 변질된 모습을 아직도 보이고 있다. 해야 할 일을 왜 제대로 하지 않는가 하는 의혹이 커져만 간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 등 국정 운영이 정상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거나 공백기를 거치는 동안 국민은 직·간접적 피해자가 되었다.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

박근혜 정부는 1987년 민주화시대가 열린 이후 최악의 실망스런 정부다. 2013년 출범하자마자 대통령 당선의 정당성을 뒤흔든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의혹사건부터 시작해 세월호참사, 메르스사태, 그리고 최순실게이트에 이르렀다. 국정을 운영하는데 최악의 무능력을 드러냈다. 탄핵안 국회 통과는 결코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여론이다. 질서있는 국정 수습책 마련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황교안 체제외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황총리는 대통령권한 대행의 역할과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탄핵은 그냥 지나가는 정치적 소용돌이일 뿐, 국정은 영원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3%대를 밑돌면서 저성장 늪에 빠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여야가 국정공백을 방치해 국가 경제를 침몰시키면 이는 또 다른 형태의 국정농단과 다를 바 없다. 여야 협의체를 구성해 헌법재판소 탄핵 최종 결정까지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정병희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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