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참으로 아픈 달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를 뚫고 나오는 생명들은 보기에 참으로 아름답고 반갑습니다. 하지만 여리디 여린 그 생명들이 두껍게 얼었던 대지를 뚫고 나오느라 안간 힘을 썼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면 안쓰럽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를 즐겁게 하는 새싹과 꽃들은 힘겨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억지로라도 화사하게 피어나지 않으면 생명을 이어갈 수 없어 안간힘을 썼을 것입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면 가슴이 아립니다.

우리 역사도 4월은 유난히 아팠습니다. 1947년 4월 3일 시작된 제주 4·3사태는 7년의 이픈 세월 동안 1만 4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1960년 12년간의 이승만 독재에 항거한 4·19 혁명은 또 얼마나 아팠습니까? 다행히 그때 산화한 영령들 덕분에 이 땅에 민주주의 꽃이 피울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수많은 피를 흘리고서야 이 땅의 민주주의는 꽃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해 4월 뿌린 학생들의 피가 아니었으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훨씬 더 많은 피를 먹고 피웠을 것입니다.

올해 우리 호남의 4월은 어느 4월 못지않게 시린 세월로 왔습니다. 남이 대부분이 원치 않았던 대통령이 뽑힌 때문에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벚꽃도 철쭉도 개나리도 예전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세월이었습니다. 세월호의 아픔도 여지없이 찾아왔고 불청객 코로나19도 막바지 기승을 부렸습니다. 1975년 4월의 8일은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7호 선포, 87년 4월 13일은 전두환의 호헌 선언이라는 비극적 역사를 썼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처럼 슬프디 슬픈 역사를 되돌아볼 여유도 없이 지방선거 바람에 휩쓸렸습니다. 대통령 선거 패배의 쓰라림을 안고 다시 지방선거 바람이 불어 정신이 사납습니다. 더구나 상대에 대한 비방이 예전보다 심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 걱정입니다. 자기 자랑하며 유권자 만나기에도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야 하는데 남 헐뜯기에 시간과 정성을 쏟다니 안타깝습니다.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가 이 정도라니 한심한 생각조차 금치 못합니다.

군의원, 도의원, 군수에 도전하는 모든 후보(예비후보 포함)여러분, 제발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십시오. 어떻게 지역민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를 고민해 주십시오. 자신을 부족함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시간과 정력이 부족한 시기입니다. 공천과 당선을 향해 달리기에 힘이 남아도는 분들이 제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마십시오. 선거에 나서는 분들이 스스로를 과신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여러분은 우리 영광군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모든 선거는 자칫 자신은 물론 집안을 피폐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평생 쌓은 좋은 이미지와 명예는 물론 재산 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인간은 평생 공부를 해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당신이 무엇을 더 익히고 쌓아가야 하는가를 알아 성공가도를 달리시길 빕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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