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 “나는 유능한데 너는 무능하다.” “나는 깨끗한데 너는 더럽다.” 6·1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후보들의 사자후가 거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겉모습은 가히 축제입니다. 하지만 그 사자후가 얼마나 지역민의 표심을 움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거의 모든 유세의 내용은 ‘내로남불’이기 때문입니다. ‘교과서’ 대로라면 나는 어떻게 지역민에게 봉사할 것인가를 말하면 됩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유세가 그렇지 않아 유감입니다.

더욱 유감인 것은 곳곳에서 향기롭지 못한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돈 선거’ ‘밥 선거’란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소위 돈 선거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건 대도시에서나 통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중소 도시에서는 상당한 선거 자금이 필요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실제 대도시의 정치적 모임은 입구에서 자기로 인해 발생할 경비(식비 등)는 입구에 마련된 모금함에 넣고 입장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진지 오랩니다.

대통령이 다섯 번 바뀌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영광 같은 중소도시에서는 후보가 비용을 지급하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지지 않는 것은 왜 일까요? 후보 탓일까요, 아니면 유권자 탓일까요? 후보와 유권자 모두의 탓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게 마련입니다. 유권자의 요구에 후보들이 응하는 것입니다. 그 반대인 경우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결국 유권자가 손해입니다.

당선되면 ‘본전’ 생각이 나고 당연히 선거 때 들어간 비용 충당에 나설 것입니다. 그 방법은 이권에 개입하는 길 뿐입니다.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습니다. 결국 돈과 식사 대접을 받은 유권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얻어먹은 것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결과입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유권자가 후보로부터 금품을 받는 것은 그보다 큰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지방자치가 실시 31년 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0년이 넘었으니 제도와 현실 모두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상적 지방자치가 정착돼야 맞습니다. 그런데도 31년이 지났는데도 ‘발전’을 실감할 수 없습니다. 자치 일꾼들의 위상만 높아졌다는 점만 실감합니다. 자치일꾼이 아니라 벼슬아치가 돼버렸다는 느낌이 갈수록 더해가는 것은 물론입니다.

지방자치는 지역민들이 지역 살림을 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하지만 ‘살림’에 지역민들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고 있을까요? 모르긴 해도 지역민들의 의견 따위는 지자체 운영에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지역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식적 활동은 보지도, 듣기도 못했습니다. 물론 의정 보고회를 하는 자치일꾼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자치일꾼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 여러분, 당선되시면 진정한 지방자치 구현에 나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