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손흥민 열풍이 불고 있다. 축구 종주국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득점왕에 올랐으니 당연하다. 23골로 리버풀의 무하마드 살라 선수와 공동 수상했다. 이집트 출신인 살라 선수는 페널티 킥이 5골이나 된다. 페널티 킥 골 없이 필드 골로만 23골을 기록한 손흥민 선수가 진정한 득점 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득점 왕에 올랐으니 손 선수 개인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사다.

코로나 19와 비 호감 대선, 소련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 불안 등으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손흥민 선수의 ‘득점 왕’ 소식이 국민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믿는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 했다. 김연아가 그랬던 것처럼 광고 모델 요청이 쇄도할 것이라고 한다. 14일 펼쳐질 이집트 대표 팀과의 경기 입장권에 엄청난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축구 국가대표 팀이 14일 서울에서 이집트와 평가전을 갖는다. EPL 득점왕 공동 수상자인 손흥민과 살라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이집트 대표팀과의 경기 입장권에 엄청난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고 한다. EPL 득점왕 공동 수상자인 손흥민과 살라 선수가 펼치는 ‘리턴 매치’ 성격이 강하다. 입장권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 속에 치러질 경기가 기대된다.

손흥민 선수는 국내는 물론 영국 현지에서도 인기 ‘짱’이다. 동양인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영국에서도 칭찬 일색이다. 다리가 불편한 어린이 팬과 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어울리는 장면은 한편의 감동 스토리였다. 실력도 인기도 명실 공히 EPL 최고의 선수에 ‘등극’한 손흥민 선수는 이제 한 명의 축구 선수가 아니다. 한국의 자랑을 넘어 동양의 자존심이 됐다. 중국을 비롯한 동양 각국의 칭찬과 부러움이 이어지는 이유다.

나는 손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는 빼지 않고 본다. 물론 TV 중계를 통해서다. 경기는 보통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중계된다. 잠을 설치게 마련이지만 들뜬 마음으로 기다린다. 경기 중엔 손흥민 ‘광팬’인 친구와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한다. 오랜 친구지만 최근 코로나 19 핑계로 만난 지도 오래다. 하지만 손흥민 출전 경기 속에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 골을 넣으면 기쁨을, 부진하면 아쉬움을 함께한다. 우리의 우정을 돈독히 해주는 ‘흥민이’에게 감사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학급 대표나 회사 대표 선수 정도 실력에 불과하다. 운동장에서 뛰어 본 기억은 까마득하다. 한때 프로 축구 팀 운영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축구 경기에는 큰 관심이 없다. 축구 ‘마니아’로서 국내 축구에도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마땅하다. 손흥민 같은 걸출한 선수를 배출하려면 국내 축구가 강해져야 한다.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축구의 저변확대로 이어진다. 뛰어난 선수가 태어날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손 선수에게 "개인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계 모두가 축하할 경사"라고 축전을 보냈다고 한다. “국민에게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의 메시지"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우리 라며 "페널티킥 골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이룬 업적이기에 국민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더 크게 다가 온다"면서 ”11월 개최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가슴 벅찬 설렘과 감동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축하 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영화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 효과로 지난해 총 수출액이 전년 대비 1.5% 규모인 1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원)가 증가했다고 한다. 배우 윤여정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데 이어 박찬욱과 송강호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류’의 힘이다. 김구 선생은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준다”고 문화의 소중함을 설파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행복하다. 정치만 빼고.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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